브랜딩은 커뮤니티다.

앞서 '노'브랜드, 즉 PB가 '브랜드'를 압도하는 시대라는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제가 참고한 책 '노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은 PB 중에서도 온라인 플랫폼의 PB가 더 위협적이라는 주장을 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다양하고 더 좋은 상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할 것이다. 그러면 더 많은 소비자가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입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소비자가 온라인 플랫폼의 충성 고객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노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김병규

플랫폼 기업은 정말 그렇게 위협적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우리(브랜드 기업)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 걸까요?

플랫폼 기업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일단 플랫폼 기업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이를 '양면시장'이라고 하죠.

플랫폼의 강점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표현이 있습니다.

광고 회사 하바스 미디어(Havas Media)의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 톰 굿윈(Tom Goodwin)은 이와 같은 변화를 “세계 최대의 택시 회사 우버는 한 대의 자동차도 보유하지 않고, 세계 최대의 미디어 회사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으며, 최대의 기업 가치를 지닌 소매 기업 알리바바는 재고가 없다. 또 세계 최대 숙박업체 에어비앤비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라고 간결하게 설명한다.

플랫폼 레볼루션, 마셜 밴 앨스타인

플랫폼이 제품 판매까지 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무기로 경쟁해야 할까?

위의 도식처럼, 플랫폼은 양면 시장에서 쌓은 영향력과 데이터를 토대로 PB 상품을 출시합니다. 반대로 우리 회사가 가진 것은 제품밖에 없죠. 그럼 앞으로 우리의 경쟁자가 될지도 모르는 플랫폼과는 무엇으로 경쟁해야 하는 걸까요?

그 실마리를 '나이키'와 '룰루레몬'에서 찾아보려 합니다.

나이키 '탈 아마존'을 선언하다.

2019년, 브랜드와 플랫폼 간의 경쟁에서 굉장히 상징적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나이키가 아마존에서 더 이상 자사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거죠. 이후 나이키는 자사몰과 오프라인 매장 등을 통해 제품을 직접 판매합니다. D2C(Direct to Consumer)를 시작한 거죠.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결과는 꽤 성공적이었습니다. 덕분에 D2C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높아졌죠. 하지만 핵심은 D2C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나이키의 D2C를 벤치마킹한다고 우리도 D2C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요? 나이키의 탈아마존, 그리고 D2C가 성공한 진짜 원인을 찾아야 우리가 참고할 영역이 생기는 거죠.

물론, 나이키 정도 되니까 그럴 수 있었던 거 아니냐.. 하시는 분들도 계실 듯합니다만.. 그렇다면 나름 성공적으로 D2C를 운영하고 있는 작은 브랜드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그 해답은 '멤버십'에 있습니다. 나이키는 꽤 오래전부터 '나이키 런클럽'과 '트레이닝 클럽(NTC)' 등을 운영해왔죠. 이런 앱들을 중심으로 나이키의 제품 사용 여부에 관련 없이 커뮤니티를 형성해 왔죠.

나이키의 멤버십을 도식으로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 모두 선수로서 하나 되는 곳'이라는 이름 하에 브랜드와 소비자, 소비자와 소비자를 잇는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가 있죠. D2C라는 것은 어찌 보면 이런 전체적인 그림 하에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룰루레몬은 '커뮤니티 허브'다.

요즘 룰루레몬이라는 브랜드를 모르는 분은 없을 듯한데요. 룰루레몬은 철저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성장한 브랜드입니다. 이 브랜드의 히스토리 페이지에 들어가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오는데요. 룰루레몬은 창업 당시의 비전에서부터 커뮤니티 허브를 지향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Our vision for our store was to create more than a place where people could get gear to sweat in, we wanted to create a community hub where people could learn and discuss the physical aspects of healthy living, mindfulness and living a life of possibility.

룰루레몬의 사이트에는 항상 'Community'라는 메뉴가 존재합니다. 홈트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는 물론, 룰루레몬의 매장뿐 아니라 각 지역의 요가, 필라테스 등 스튜디오와 연계해 오프라인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죠.

이 정도면 단순히 부대적인 이벤트 수준은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비즈니스의 본질로 느껴지는데요. 룰루레몬이나 나이키는 왜 이렇게 커뮤니티에 집착(?)을 하는 걸까요?

플랫폼 vs. 브랜드 커뮤니티.

위에 언급한 '플랫폼 레볼루션'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플랫폼의 가치는 대부분 사용자 커뮤니티에 의해 생성된다.
따라서 반드시 내부 활동에서 외부 활동으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

플랫폼의 강점, 즉 양면시장을 만들어주는 힘 자체가 커뮤니티에 있다는 설명입니다. 즉 플랫폼 기업의 핵심은 플랫폼 자체가 아닌, 커뮤니티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흔히 커뮤니티는 우리가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조건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브랜드 기업과는 관계없는 이야기로 여겨지는 거죠. 하지만 우리가 플랫폼 기업이 될 것이냐와는 관계없이 커뮤니티는 비즈니스를 하는 핵심 경쟁력이 됩니다.

따라서 플랫폼 vs. 브랜드의 빈칸은 아래와 같이 채울 수 있겠네요.

자 그럼 브랜드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좀 드는데요. 아마 예전(지금도)에 네이버 카페나 밴드 등을 통해 운영한 브랜드 커뮤니티를 운영해 보신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한때 많은 브랜드 커뮤니티들이 만들어졌지만 대부분 실패했죠. 운영을 한다고 해도 진짜 커뮤니티의 목적보다는 SEO를 위해 운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커뮤티니 개념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사례를 살펴보죠.

'KREAM'이라는 회사를 아시나요? 크림은 주로 명품이나 나이키 한정판 같은 제품을 되팔아 수익을 내는, '리셀' 거래 서비스입니다. 네이버의 자회사죠. 이 회사는 2021년, 커뮤니티 강화를 위해 80억을 주고 '나이키 매니아'라는 커뮤니티를 인수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나이키 매니아'는 네이버에 있는 카페라는 거예요. 네이버 자회사가 네이버에 있는 카페 운영권 획득을 위해 무려 80억을 쓴 겁니다.

KREAM은 왜 이 커뮤니티를 인수했을까요?
그냥 네이버 안에 크림이 운영하는 카페 하나 만들면 되지 않았을까요?

무신사의 사례도 있습니다. 스타일쉐어(+29cm)라는 업체를 3,000억에 인수해서는 커머스 기능은 없애고 커뮤니티만 무신사 스냅과 통합하기로 했죠.

크림이나 무신사는 엄청난 돈을 들여 커뮤니티를 인수한 셈입니다. 예전 같으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죠. 그렇게 커뮤니티가 필요하면 경품 이벤트 열고 광고 좀 하면 몇 십만 명 정도는 금방 모으지 않나? 하고 생각했으니까요.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진 커뮤니티들도 많죠)

하지만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찐팬'은 커녕 '체리피커'들 뿐입니다. 소비자들이 자기 시간 들여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그 안의 멤버들끼리 서로 교류가 형성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커뮤니티의 특징은 플랫폼 기업들은 그걸 더 잘 알기에 커뮤니티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겁니다.

브랜드 커뮤니티라도 브랜드나 제품이 보다는
소비자의 취향이 중심이 돼야 합니다.

투자가 들어가면 항상 욕심이 납니다. 제품 없는 제품 광고를 만들기 어려운 것처럼, 돈이 들어가면 제품을 한 번이라도 더 보여주고, 브랜드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고 싶죠.

하지만 룰루레몬의 사례에서 보듯, 또 이미 활성화된 커뮤니티를 인수한 KREAM의 사례에서 보듯 고객들 사이의 관계는 그들의 취향을 통해 만들어지죠. 물론 이 취향은 브랜드와 소비자의, 그리고 소비자 간의 '공감가치'가 되어야 하죠. 그리고 브랜드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글의 원본은 이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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