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럴링크 ‘N1칩’ 비켜···소금알갱이 크기 무선칩 '뉴로그레인' 등장

어느덧 우리는 뇌에 칩을 심고 이를 이용해 생각하는 대로 컴퓨터와 통신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발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지난 20일 다이빙하다가 다쳐 하체가 마비된 29살 남자의 머리에 동전크기의 칩을 심은 후 그가 생각하는 대로 컴퓨터와 체스를 즐기는 모습을 소셜미디어 X에 공개했다.

그런데 최근 이보다 훨씬 더 작은 소금 알갱이 크기에 불과한 무선 칩이 개발됐다. 크기가 엄청나게 작다. 이름은 뉴로그레인(Neurograins)이다. 크기가 소금알갱이만하다. BCI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변화의 실마리를 푼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초소형 무선통신칩은 아직은 제약이 있지만 크기와 기능에서 향후 미세칩 노드들의 배열로 BCI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0년 킹스칼리지런던(KCL)에서 이와 관련된 기본 연구가 나왔고 이후 2021년 브라운대에서 칩을 만들어 시험했고, 지난해 7월에는 미국과 영국정부 지원 기관의 후원을 받아 앞서의 연구를 잇는 이 초미세칩 기반의 BCI 통신연구가 시작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성능에 제약이 있긴 하지만 이 칩 연구가 6G통신의 토대로 만들기 위한 연구로까지 확장·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여기에 인텔랩스와 엔비디아 등도 가세하고 있다. IEEE스펙트럼, 코넬대아카이브, 텔레콤스닷컴을 참고해 소금알갱이 크기 뇌이식 칩인 뉴로그레인의 기술 발전 과정과 향후 기대감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연구성과는 3월 19일자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발표됐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의 칩에서 더 나아가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뉴럴링크의 뇌이식칩인 ‘N1 센서’칩은 지름이 약 8mm다. (사진=뉴럴링크)
뉴럴링크의 뇌이식칩 모듈은 이같은 모습이다. (사진=뉴럴링크)

우리는 뉴럴링크가 지난 20일 X(트위터)에 자사 칩을 이식한 첫 (인간)환자인 놀런드 아보가 생각만으로 컴퓨터로 온라인 체스를 두고 있는 모습을 공개한 것을 봤다. 이 29세 청년은 2016년 다이빙 사고로 4번과 5번 척추뼈가 탈구되는 바람에 사지 마비 환자가 됐다.

이 어깨 아래 마비 남성에게 컴퓨터 체스를 할 수 있도록 해 준 뉴럴링크가 ‘N1 센서’ 칩은 지름이 8mm나 된다. 뉴럴링크 칩을 뇌에 심을 때 수술 범위는 23x8mm다. 칩에는 배터리가 들어있어 하루동안 작동하며 자는 동안 무선충전기로 충전한다. 무선통신 범위는 5~10m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갈 수 있게 됐다.

미국 브라운대 연구팀이 만든 뇌 이식칩인 뉴로그레인은 이보다 더작아졌는데 더 광범위하고 멀리까지 통신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렇게 되면 장차 거동불편한 노인들은 뇌에 이 초미세 칩을 이식하고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과 통신해 대화하고 일을 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를 응용한 외골격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금알갱이만한 뇌이식칩은 어떻게 작동하나?

미화 10센트짜리 동전과 비교되는 이 작은 센서는 뇌의 뉴런(신경세포)이 전기 활동 스파이크를 통해 신호를 보내는 방식을 모방한다. 뉴런처럼 이벤트 기반으로 작동하며 변화가 일어날 때만 수신기로 신호를 보낸다. 디지털 통신은 정보를 ‘1’과 ‘0’의 순서로 부호화하지만, 이 시스템은 ‘0’이 어디로 전송될지 추론하기 위해 비활성 기간을 사용함으로써 전송되는 데이터의 양을 줄인다. 실제 뉴런과 뉴런 간 신호전달은 방전 방식으로 이뤄진다. 어느 뉴런도 다른 뉴런과 서로 닿지는 않는다. 뉴런의 가느다란 수상돌기가 인접뉴런으로부터 신호를 잡아 뉴런의 기둥을 이루는 세포체부(細胞體部)로 보내는 속도는 초고속 열차속도인 시속 460km에 이른다. (사진=브라운대)

브라운대 연구원들은 뇌의 활동에 영감을 받아 뇌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목적의 초미세 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들은 이 시스템이 뇌의 활동을 읽어내기 위한 이식 가능한 뇌-기계 인터페이스(BCI)에 사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센서 하나는 가로 300×300마이크로미터(μm. 1μ=100만분의 1)크기인데 각각 뇌의 뉴런이 하듯이 대규모 센서 배열의 무선 노드 역할을 한다.

각 ‘뉴로그레인’ 센서 노드가 온도 변화나 신경 활동과 같은 이벤트를 감지하면, 이 칩은 일련의 짧은 무선 주파수 펄스로 구성된 뇌 뉴런의 ‘스파이크’ 신호 데이터를 중앙 수신기로 보낸다. 그리고 나서 그 수신기가 정보를 해독한다.

아르토 누르미코 브라운대 공학 및 물리학과 교수는 “뇌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다루는 데 매우 효율적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이 칩 개발에서 뇌의 작동방식은 물론 무선 신호와 컴퓨팅 방법도 뇌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두뇌 모방한 효율적 데이터 전송과 제약

2021년 브라운대학이 만들어 발표한 BCI 센서들. (사진=브라운대)

뉴로그레인 센서 작동 방식 가운데 주목할 점은 실제 뉴런처럼 이벤트 기반으로 작동하며 변화가 일어날 때만 수신기로 신호를 보낸다는 점이다.

디지털 통신은 정보를 ‘1’과 ‘0’의 순서로 부호화하지만, 브라운대 팀의 뉴로그레인을 사용한 시스템은 ‘0’이 어디로 전송될지 추론하기 위해 비활성 기간을 사용함으로써 전송되는 데이터의 양을 줄인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상당한 에너지 절감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마이크로센서들이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토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센서들이 공통의 수신기로 정보를 보내므로 데이터 스트림을 똑바로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연구원들은 실시간으로 신호를 해독하기 위해 뉴로모픽 컴퓨팅 기술을 배치했다.

연구원들은 또한 더 많은 센서가 배치되면서 증가하게 될 시스템 오류율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해 봤다.

78개의 센서 외에도 이들은 영장류의 뇌 기록에서 나온 실제 데이터 세트를 사용해 200개, 500개, 그리고 1000개의 노드로 구성된 네트워크로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 각각의 시스템은 인간이 아닌 영장류의 손 움직임을 예측했는데, 오류율이 0.1% 미만이었다. 이는 뇌-컴퓨터 응용에 허용되는 수준의 수치다.

누르미코 교수는 연구팀이 다음번에는 설치류(쥐)를 대상으로 이 무선 임플랜트 센서 네트워크를 테스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대 연구진은 2021년 8월 12일자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게재된 기사에서 설치류의 신경 활동을 기록하기 위해 약 50개의 독립적인 뉴로그레인을 사용하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그는 “이 기술은 생체의학 연구자들이 생리적 활동을 관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신체의 어느 부분에나 적용될 수 있지만, 주요 목표는 뇌의 넓은 영역을 조사할 수 있는 BCI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 센서들은 착용가능한(웨어러블) 기술이나 환경 센서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변형될 수 있다. 이처럼 이 시스템은 작고 눈에 거슬리지 않는 생물의학적 용도의 설계에서 오는 이점들을 보여준다.

지난 2020년 뉴로모픽 통신 시스템을 처음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한 연구자 중 한 명인 오스발도 시메오네 킹스 칼리지 런던(KCL) 교수는 “이 연구는 미래에 저전력 무선 센싱, 통신 및 판단을 위해 사용될 뉴로모픽 통신의 실현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여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응용상의 이점은 그로 인한 중요한 제약을 가져오기도 한다.

즉, 이 센서들은 배터리가 필요없도록 하기 위해 외부에서 무선 빔으로 전력을 공급받는다. 그런데 이의 이식대상인 신체는 매우 많은 무선 주파수 에너지를 단지 안전하게 흡수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초미세 칩의 성능은 대역폭에 의해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력 전달에 의해 제한된다. 누르미코 교수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항상 에너지를 어디서 얻는가라는 질문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페데리코 코라디 아인트호벤 공대 연구원이자 전기공학과 조교수는 브라운대 연구원들의 중요한 설계 요소 중 하나는 그 단순성이라고 말한다. 이 센서는 칩 안에 배터리나 시계를 내장하지 않는 구조로 돼 있어 확장 가능한 저전력 시스템에 이상적이다. 그는 “그것은 많은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코라디 교수는 이 연구가 뉴로모픽 시스템을 향한 더 큰 추세의 일부라고 믿고 있으며, 이는 “다가오는 미래에 우리가 보기를 희망하는 BCI의 새로운 물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센서의 비동기성을 중요한 장점이자 한계로 꼽는다. 이 센서의 특징은 뇌를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시간 정보를 보존한다. 하지만 이 특징은 사건의 상대적인 타이밍을 벗어날 경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의 기반이 된 무선 뉴로모픽 통신센서 연구는

온디바이스 스파이킹 뉴럴 네트워크(SNN)에서 집단적으로 훈련하기 위한 연합 학습(FL) 개념도. (사진=IEEE 커뮤니케이션즈 레터. 2020)

이번 성과의 토대가 된 연구는 지난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니콜라스 스카치코프스키(프랜시스크릭 포스닥 연구원), 장혜령(당시KCL연구원, 현 동국대 AI융합학부 조교수), 오스발도 시메오네(킹스칼리지 런던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한 ‘스파이킹 신경망:뉴로모픽 통신’(Spiking Neural Networks--Part III: Neuromorphic Communications) 제하의 논문에서는 뉴로모픽 통신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무선통신과 인공지능의 시너지는 두 분야의 교차점에서 점점 더 연구의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한편으로 각각의 고유 데이터를 갖는 점점 더 많은 무선 연결 장치(디바이스)의 존재는 기계 학습(ML)의 발전을 고성능 컴퓨팅 시설(정보가 단일 위치에 저장되고 처리됨)에서부터 최종 사용자(개인 정보 보호를 염두에 둔 분산된 처리가 됨)로 가져오려는 노력을 촉진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ML은 통신 프로토콜 최적화의 알고리즘 및 모델 결함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대역폭이 제한된 채널을 통해 연결되는 배터리 구동 장치에서 학습 및 추론을 위한 ML 모델을 구현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이다. 이 논문에서는 스파이킹 신경망(SNN)이 이러한 미해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먼저 SNN의 분산 훈련을 위한 연합 학습에 대해 논의한 다음 저전력 원격 추론을 위한 뉴로모픽 센싱, SNN 및 임펄스 라디오 기술의 통합에 대해 설명한다...”

뉴로모픽통신이 6G로 이어진다?

텔레콤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미국과 영국 공학자들은 6G통신을 위한 ‘뇌에서 영감을 얻은 컴퓨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과 미국 프린스턴대 엔지니어들이 더 빠르고 효율적인 컴퓨팅과 네트워킹을 위해 인간의 뇌로부터 영감을 얻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무엇보다도 무선 통신에 인공지능(AI)을 더 잘 통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영국 공학및물리과학연구위원회(EPSRC)와 미국립과학재단(NSF)이 자금을 지원하는 이 프로젝트는 모바일 의료, 통신 및 로봇 공학에 혁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킹스 칼리지에서 발표한 뉴로모픽 기술은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이 더 뛰어난데 이것이 모든 종류의 새로운 서비스와 통신 분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인텔 랩스, 엔비디아, 액셀러컴(AccelerComm)은 ‘뉴로모픽 통신의 기본 원리, 알고리즘 및 하드웨어 공동 설계’를 탐구하기 위해 초안을 작성했다

오스발도 시메오네 킹스 칼리지 런던 교수는 “글로벌 5G 출시는 기계 간 지능 전송을 충족시키기 위해 혁신하고 있는 통신 시스템의 변화를 의미한다. 기존의 통신 시스템은 비트 단위로 정보를 전송하고 저장하는 일반적인 비트 파이프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기존 통신 네트워크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엔드포인트 간에 교환되는 정보의 의미에 맞게 자원 소비를 조정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KCL 공학과의 비핀 라젠드란 박사는 “뉴로모픽 시스템은 뇌 신경망의 행동을 모방하도록 설계됐다. 뉴로모픽 기술은 신경망 모델의 한 종류인 스파이킹 신경망(SNN)을 사용해 스파이크를 발생시켜 정보를 보낸다. SNN의 뉴런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호를 모으고 특정 임계값에 도달하면 스파이크를 보낸다. 이러한 방식으로 SNN은 정보가 필요할 때만 이를 처리하기 때문에 이벤트 중심적이고 효율적인 계산을 허용한다”고 말했다.

6G라는 용어의 사용은 아직 업계에서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느슨할 수 있지만, 아마도 이 시점에서 통상적인 ‘미래 통신 기술’ 지칭어로 쓸 수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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