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반스앤노블’!...아마존에 맞선 종이책의 생존전략

[AI요약] 100년 역사의 미국 최대 서점 체인 ‘반스앤노블’이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아마존의 공세에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헤지펀드에 인수됐던 반스앤노블은 새로운 전략을 통해 종이책을 찾는 소비자들을 서점으로 이끌고 있다.

미국 최대 서점체인 반스앤노블이 아마존의 전자책에 맞선 새로운 생존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반스앤노블)

전자책에 맞서는 종이책의 반란이 시작됐다.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의 등장으로 인해 쇠퇴해가던 미국의 대형서점 체인업체 ‘반스앤노블’(Barnes&Noble)의 생존전략에 대해 로스앤젤레스타임즈 등 외신은 최근 보도했다.

반스앤노블은 1873년 찰스 M.반스가 일리노이주 휘턴에서 소규모 서적회사로 설립했으며, 1917년 그의 아들 윌리엄 반스와 노블이 뉴욕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서점을 열어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서점 체인이다.

반스앤노블의 2018년 서적 판매 매출은 1억1720만달러(약 1475억5480만원)에 2730만달러(약 343억7070만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경영진은 혼란에 빠졌으며 그해 여름 4년만에 네번째 CEO를 해고했다. 서점은 지난 10년동안 98개의 매장을 폐쇄하면서 점포를 줄여나갔다.

반스앤노블의 쇠퇴는 인터넷서점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온라인 시대로의 적응에 실패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스앤노블은 아마존의 킨들(Kindle)과 유사한 누크(Nook)라는 전자책 리더기를 출시하면서 온라인으로 책 판매를 시도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결국 반스앤노블은 2019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6억8300만달러(약 8598억9700만원)에 인수됐으며, 이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생각한 가치의 거의 절반 수준이었다.

엘리엇은 서점 인수 후 제임스 돈트(James Daunt)를 반스앤노블의 새로운 CEO로 임명했다. 케임브리지대학교를 졸업한 돈트는 영국에서 독립 서점을 시작한 후 2018년 6월 엘리엇이 인수한 영국 서점체인인 ‘워터스톤즈’(Waterstones)의 CEO로도 취임했다. 돈트는 두 서점 체인의 CEO를 맡고있는 셈이다.

엘리엇의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돈트는 ‘워스톤즈를 구한 남자’로 불렸으며 도서업계는 엘리엇이 돈트를 통해 서점 관리 기술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돈트는 반스앤노블 취임 직후 서점 내 책이 아닌 혼잡한 제품들을 추가함으로써 책 판매가 잠식당했다고 분석했다. 돈트는 당시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었던 배터리, 전자충전기, 물 등 진열대를 채우고 있었던 서점과 무관한 수많은 제품들을 퇴거시켰다.

그는 바로 서점 내 제품 균형을 맞추고 책 판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돈트는 책과 함께 일부 음악CD, 영화DVD, 교육용 장난감, 퍼즐, 보드게임, 저널, 공책 등 종이 제품들을 남겼다. 이는 책 구매자가 직관적으로 서점에 있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제품이었으며 핵심은 도서 판매였다. 이후 책 판매 증가와 함께 서점 전체 매출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스앤노블은 서점을 보다 흥미로운 공간으로 만드는데 집중했다. (사진=반스앤노블)

특히 돈트는 매장 관리 결정을 중앙에만 묶지 않고 매장관리자가 스스로 재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주요 전략적 움직임을 선보였다. 이는 독립서점 관리의 접근방식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독립적인 매장관리자는 지리적 커뮤니티의 핵심 독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판매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외에도 그는 서점을 ‘지루하게’ 보이게 하는 저자이름 A부터 Z까지의 진열순서를 연대순으로 정렬하는 등 소비자가 서점에서 책을 발견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문학 거장들의 책을 좀더 가벼운 책들과 함께 배치해 흥미로운 브라우저를 만드는 전략을 세웠다.

반스앤노블의 회복은 돈트의 전략으로만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시작된 도서 판매의 급증도 서점의 매출 회복에 반영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서판매 추적업체인 NPD에 따르면 인쇄도서는 2021년 8억2570만권 판매됐으며, 이는 2020년에 비해 9% 증가한 수치다.

도서출판 수익은 2021년 23.3% 증가한 293억3000만달러(약 36조9264억7000만원)를 기록했다. 같은 해 코로나19 제한이 완화되면서 매장 매출은 업계 전체에서 23.9% 증가한 62억 2,000만달러(약 36조9264억7000만원)를 기록했다.

반스앤노블은 기업의 손익수치를 비공개로 두고 있지만, 공개 발표된 점포 확장 계획은 긍정적인 지표를 제공하고 있다. 반스앤노블은 지난 회계연도에 22개 점포에 더해 올해 약 30개의 점포가 추가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개점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반스앤노블 인수 전인 2019년 627개보다 더 많은 매장을 보유하게 된다.

한때 반스앤노블을 ‘사악한 제국’으로 비난했던 일부 미국 내 독립서점들조차 업계 더 큰 ‘악당’인 아마존으로 인해 반스앤노블의 생존 가능성에 안도하고 있는 분위기다.

돈트 CEO는 “업계 동향이 반스앤노블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도서판매는 견고하고 임대료는 하락했으며 팬데믹으로 인해 소비자의 야외활동이 제한되는 동안 매장을 재설계하고 개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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