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격투기 그리고 슈퍼앱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와 메타(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 두사람이 갑자기 격투기를 한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누가 이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세기의 대결은 맞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 격투기를 통해서 이들은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걸까요? 갑자기 상대방에게 화가 나서 싸움을 걸 정도로 그렇게 감정적인 분들은 아닌 거 같은데요.  그리고 세계적인 기업 CEO 잖아요. 엄청난 돈을 가진 갑부들이기도 하고요. 조금 의야하기도하고 장난처럼 다들 받아들였는데 격투기 경기를 X라고 하는 플랫폼에서 라이브 중계한다고 하는 뉴스를 보고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됐습니다. 

엘론 머스크는 참 대단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는 트위터를 엄청난 돈을 주고 샀습니다. 트위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이런 트위터의 브랜드 가치는 엄청납니다. 이렇게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내는 데는 엄청난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하죠. 그런데 머스크는 트위터의 이름을 X로 바꿨습니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머스크 같은 사람이 그냥 일을 감정적으로 벌이진 않았을 거 같은데요. 이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사실 X라고 하는 이름은 갑자기 나온게 아니라고 합니다.  엘론 머스크가 젊었을 때 처음으로 했던 사업이 x.com 이라고 하네요. 금융, 은행, 증권이나 보험, 금융서비스를 인터넷으로 해주는 서비스를 성공시켰고, 이 회사를 페이팔과 합병시키며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합니다.  X라는 이름은 머스크에게는 아주 큰 의미가 있었던 것입니다. 트위터를 인수한 그는 이름을 X로 바꾸면서, 트위터를 단순히 문자를 주고 받는 앱이 아니라 금융을 포함한 모든 서비스가 가능한 슈퍼앱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슈퍼앱이 되고자하는 트위터의 롤모델로 많이 얘기가 되고 있는 앱은 '위챗(Wechat)'입니다.

한국에는 카카오톡이 비슷하죠.  단순히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모든 기능을 다 집어넣어서, 이 앱에 들어오면 모든 걸 다 할 수 있게끔 만든 슈퍼앱은 그런데 사실 중국이니까 가능한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과연 미국 시장에서 이런 앱이 가능할까 다들 좀 황당해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머스크가 사업을 해낸 걸 봐서는 야 이 사람이라면 혹시 가능한 거 아냐? 이런 약간의 기대감도 있습니다.  

슈퍼앱을 꿈꾸고 있는 X 플랫폼에서 머스크는 저커버그와의 격투기 대결을 라이브 중계하겠다고 합니다. 야 이 사람 진짜 마케팅 천재구나 이런 생각이 드네요. 세기의 대결이라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대결을 X로 중계한다면, 이 경기는 단순히 기분이 나빠서 하는 싸움이 아니라 사람들한테 트위터가 이렇게 변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 줄 수 있는 빅 이벤트가 되는 것이죠. 

과거의 영광이 있는 회사들은 큰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 회사가 만들어 놓은 무형의 자산들이 너무 크고, 그걸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거든요. 그리고 변화가 꼭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기때문에 과거의 영광을 완전히 내려놓는 혁신을 하기는 너무나 어렵습니다. 내부의 반대도 엄청나구요. 하지만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감히 그것을 버려야 될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조직의 책임자는 의사 결정을 하기가 괴롭습니다. 

트위터는 아직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고, 여전히 트렌디한 면이 살아 있습니다. 블록체인 관련 암호화폐 사업을 하는 분들은 많은 경우에 트위터를 통해서 문자를 주고 받으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거든요. 여전히 트렌디한 플랫폼이라고 볼만한 부분도 있죠. 그런데 트위터가 계속 이런 형태로 서비스를 하면서 남아 있는다고 해서 큰 혁신이 일어나지는 못 할 가능성이 큽니다. 뭔가 큰 변화가 필요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머스크는 과감하게  트위터의 이름 그리고 새 모양의 로고 이걸 다 버리고 X로 이름과 로고를 바꿨습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브랜드 가치가 아까워서 절대로 할 수 없는 그런 행동을 한거예요. 그 다음에 저커버크랑 격투기 하는 거를 X로 라이브 중계하겠다고 발표하고 참 대단합니다. 

과거의 영광을 먹고사는 조직이나 대기업들은 어떻게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되는가?

그리고 의사결정을 했을 때 그걸 어떻게 과감하게 밀어붙이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가? 이런 어려운 과제를 가진 사람들은 머스크의 과감한 행보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듯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트위터가 정말 완전히 망할 수도 있겠지만,  머스크는 트위터의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겠구나, 이 사람은 정상은 아니지만 정말 뛰어난 사람이구나, 대단한 사람이다, 이런 생각을 좀 했습니다. 앞으로 X가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하고, 엘론 머스크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도 너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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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찬수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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