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창업을 일부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경제 활동으로 확장하려는 정책 실험에 본격 착수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처음 선보인 대국민 창업 오디션 ‘모두의 창업’은 아이디어 단계부터 투자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갖춘 프로그램으로, 기존 창업 지원사업과는 결이 다른 접근을 취한다.
이 가운데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이 운영기관으로 선정되며 민간 중심의 창업 육성 역량이 정책 전면에 배치됐다. 단순 지원을 넘어 창업자의 성장 과정 자체를 설계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국가가 창업에 직접 투자하는 실험으로 평가된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도전”…국가가 투자하는 창업 오디션

‘모두의 창업’은 국민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예비창업자부터 초기 창업자, 재도전 창업자까지 폭넓게 참여할 수 있으며, 아이디어 단계에서도 지원이 가능하다.
전체 규모는 5000명 수준으로, 일반·기술 트랙 4000명, 로컬 트랙 1000명으로 구성된다. 참가자는 단계별 보육과 멘토링을 거쳐 오디션 형식의 선발 과정을 밟게 되며, 최종 우승자에게는 최대 수억 원 규모의 상금과 투자 기회가 제공된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단순 선발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 있다. 참여자는 아이디어 구체화부터 시장 검증, 사업화 전략 수립까지 단계적으로 지원받으며, 최종적으로 투자까지 연결되는 구조에 진입하게 된다.
스파크랩 참여…민간 액셀러레이터가 설계하는 ‘실전 창업 과정’

이번 프로젝트는 정부 단독이 아닌 민간 중심 생태계 구조로 설계됐다. 그 중심에 선 것이 스파크랩이다.
스파크랩은 서울 지역 일반·기술 트랙 운영기관으로 참여하며, 창업 초기 단계부터 시장 검증과 투자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을 맡는다.
2012년 설립된 스파크랩은 현재까지 32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해온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로, 초기 배치 프로그램과 후속 투자 경험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스파크플러스, 원티드랩, 미미박스, 센트비 등 다양한 기업이 이들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된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스파크랩은 아이디어 자문, 사업화 전략 수립, 기술 검증(PoC), 제품-시장 적합성(PMF) 탐색, 멘토링, 투자 유치 피칭 컨설팅 등 실질적인 성장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김유진 스파크랩 대표는 “모두의 창업은 단순 지원사업이 아닌 국가가 창업자에게 직접 투자하는 구조”리먀 “초기 아이디어라도 시장 문제 정의와 실행 가능성이 명확하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TIPS와 무엇이 다른가…‘선발형’에서 ‘참여형’으로
이번 ‘모두의 창업’은 기존 창업 지원 정책과 비교할 때 구조적 전환을 분명히 보여준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TIPS는 민간 투자사가 유망 스타트업을 선별하면 정부가 연구개발(R&D) 자금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과 팀을 갖춘 기업이 주요 대상이었다. 검증된 스타트업을 선발해 집중 육성하는 구조다.
반면 ‘모두의 창업’은 출발점이 다르다. 아이디어 단계부터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선발 이전에 보육과 검증 과정을 거친다. 기존의 선발 후 지원 방식과 달리, 참여와 육성 과정을 먼저 거치고 이후 경쟁과 선발이 이어지는 구조다.
예비창업패키지나 초기창업패키지 역시 사업계획서 평가를 기반으로 지원 대상을 선별하는 구조였다는 점에서 유사한 한계를 지녀왔다. 초기 단계에서 진입 장벽이 존재하고, 탈락 시 기회가 단절되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모두의 창업’은 이러한 방식을 바꿔 아이디어 단계부터 진입을 허용하고, 탈락 이전에 멘토링과 시장 검증 기회를 제공한다.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아니라 창업 역량을 키우는 과정 자체를 지원하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창업 참여 기반을 넓힌 뒤, 그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후속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단계적 구조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창업의 대중화’ 실험…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모두의 창업’은 창업을 일부의 선택이 아닌 사회 전체의 기회로 확장하려는 정책적 시도다. 민간 액셀러레이터를 전면에 내세운 운영 방식, 오디션형 경쟁 구조, 투자 연계 모델까지 결합되면서 기존 창업 지원사업과는 다른 실험적 성격을 띤다.
다만 성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참여 규모 확대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투자 연계가 실질적인 성장으로 연결될지는 향후 관건이다. 특히 참여 중심 구조가 단순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실제 기업 창출과 생존율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