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총 쏘는 로봇개 등장… 끔찍한 미래 전쟁 예고편?

로봇개가 전장에서 인명살상용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무시무시한 동영상이 등장했다. 러시아의 호버바이크 사 설립자인 알렉산더 아타마노프가 야외에서 기관단총을 등에 달고 총을 쏘는 로봇 개를 찍은 동영상을 올린 것이다. 지난해 이미 로봇개의 등에 총이 단 모습이 등장해 한 차례 논란을 불러 온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등에 총을 탑재한 로봇개가 직접 총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다.

게다가 총질하는 로봇개는 온라인을 통해 3000달러(약 393만원)에 팔리는 값싼 중국산 로봇개다. 이는 누구나 맘만 먹으면 값싼 인명살상용 로봇개를 부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어서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총쏘는 로봇개가 동영상으로 등장한 것을 계기로 로봇개를 만든 3개 회사에 대해 알아봤다. 끔찍하지만 받아들여야 할 현실은 총질하는 로봇개가 미래의 전쟁에 대한 예고편이 될 것이며 결코 그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점일 것이다.

첨단기술 로봇개의 총격이 시작됐다

중국 유니트리의 고-1. (사진=유니트리)
러시아 사업가가 중국 유니트리에 탑재한 머신건의 조준경. (사진=아타마노프 유튜브)
머신건을 탑재한 유니트리 로봇이 총격을 가하는 모습. (사진=아타마노프 유튜브)

호버 바이크사의 러시아 창업자가 올린 영상은 첨단 기술을 악용하는 끔찍한 미래의 전쟁의 예고편이다.

러시아 호버바이크 회사의 설립자인 알렉산더 아타마노프는 유닛트리를 보여주는 바이럴 비디오를 업로드했다. 중국 유니트리사의 개로봇은 야외의 눈 덮인 언덕에서 촬영됐는데 온라인 소매업체를 통해 30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일각에선 아타마노프는 단순히 놀거리를 만들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 영상은 매우 위협적인데다가 시점도 많은 사람들을 공포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미 자율 드론이 테러리스트를 겨냥해 활용되고 있고, 미 육군이 실전용으로 자체 저격용 소총으로 무장한 로봇견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러시아 기업가의 이 영상은 이런 형태의 무기가 이미 현실로 다가왔음을 상기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바이스(Vice)가 최초로 보도한 영상 속의 총 쏘는 로봇개는 중국 로봇 제조업체 유니트리가 ‘기술견(technology dog)’이라 부르는 로봇이다. 이 로봇개는 ‘AK-47’ 디자인에 기반한 서브머신 건의 일종인 ‘PP-19 비티아즈’로 알려진 러시아산 총을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바이스는 전했다. 로봇 옆면에는 벨크로 조각이 있고 왼쪽 잔등에는 러시아 국기가 보인다. (맨아래 동영상 27초 부분)

이 개의 능력에 대해 알 수는 없지만 영상을 보면 이 로봇개는 총의 반동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로봇은 총이 발사될 때마다 스스로 균형을 다시 잡아야 한다.

뉴욕에 본사를 둔 이 러시아 기업가는 엔지니어링 및 법률 학사 학위, 혁신 프로세스 관리 석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링크드인 페이지에 자신을 ‘개인 항공 기술 분야의 선구자이자 선도적인 국제 전문가’라 소개하고 있다.

미국 고스트 로보틱스사의 비전-60

고스트 로보틱스의 비전-60이 병사와 함께 플로리다 틴탈 공군기지 순찰을 도는 모습. (사진=고스트 로보틱스)
고스트 로보틱스의 비전-60에 스퍼 기관총을 탑재한 모습.(사진=고스트 로보틱스)
등에 소총을 멘 미국 고스트 로보틱스의 4족 보행 로봇개 비전-60. 지난해 10월 12일 워싱턴 D.C.에서 공개됐다. (사진=고스트 로보틱스 트윗)
총기 제조사인 스워드 디펜스 시스템 자회사 고스트 로보틱스사의 로봇 개 ‘비전-60’의 등에 총기를 탑재한 모습. (사진=스워드 디펜스 시스템)

하지만 이 동영상 속에 등장한 것과 같은 총을 탑재한 로봇의 선례가 있다.

이 끔찍한 미래를 예고하는 킬러 로봇개의 등장은 지난해 가을 미 국방부가 워싱턴에서 개최한 미육군 무역 박람회에 등장한 등에 저격총을 장착한 로봇개 비전-60(Vision–60)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고스트 로보틱스는 6.5mm 크리드무어 저격총을 부착한 1.2km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로봇개를 공개하면서 논란의 불을 지폈다.

스퍼(SPUR·Special Purpose Unmanned Rifle)는 미국 고스트 로보틱스의 제품이다. 스퍼는 고스트 로보틱스사의 비전-60 로봇 중 한 대에 소총을 올려놓으면 원격으로 장전, 하역, 발사하도록 지시받게 된다. 고스트 로보틱스는 미국 네바다 스파크스에 있는 총기 공급사 스워드 인터내셔널의 자회사다.

고스트 로보틱스는 아직 이 무기의 정확한 형태, 이 기계가 얼마나 많은 탄약을 운반할 수 있는지, 재장전 속도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테스트 결과 크리드무어 소총에 사용되는 6.5mm 탄환은 현재 미군이 사용하는 7.62x51mm 카트리지 탄약보다 사거리가 증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비전-60 로복개는 시속7.56km로 달리며 무게 51kg, 가격은 15만달러(1억9650만원)다.

그럼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팟의 모습.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프랑스 생시르 육군사관학교가 지난해 4월 자사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한 스팟과 함께 한 군사훈련 모습. (사진=생시르 육군사관학교 트위터)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로봇개 ‘스팟’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스팟은 우리에겐 BTS와의 칼군무 모습과 기아차 광명 소하리 공장을 야간 순찰하는 모습으로 익숙하기도 하다.

그럼 스팟은 총을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안전한 로봇종류일까.

결론적으로 스팟도 살상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 회사는 로봇을 무기화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로봇들을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구매 시 신원조회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사업가는 400만원짜리 중국산 유니트리에 총을 올려 살상용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로봇개는 스팟을 본떠 만든 버전이다. 그런 만큼 누군가가 그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스팟을 악용하려 든다면 그럴 수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실제로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로봇을 무기화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판매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미군을 비롯해 프랑스군, 호주군 등이 이를 사용하고 있다. 비록 총이 달려있진 않지만 스팟을 입수한 군이 여기에 총을 장착하려 든다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 각국의 군대가 살상용 로봇개를 도입하느냐 여부는 상대편이 킬러 로봇개를 도입해 사용하는지 여부에 좌우될지도 모른다.

로봇개 스팟의 가격은 7만4500달러(약 9800만원)로 무게 14kg, 시속 5.76km를 달린다. 무게는 스팟 익스플로러가 31.7kg, 스팟 엔터플라이즈가 32.7kg 두 종이 있다.

한편 로봇개 ‘스팟’은 미국 경찰에도 판매됐다. 하지만 비 살상용으로서 일반인들을 관찰, 또는 감시하는 용도로 사용 중인 가운데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뉴욕경찰국(NYPD)과 같은 기관들은 이미 아파트 건물 순찰에 이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이 이를 사용해 부당하게 시민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국의 의원과 시민 자유 옹호자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

아래는 유니트리사의 3000달러짜리 고-1에 총을 달아 사격연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5VygwTBgph4&t=2s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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