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부·동부에서···문제의 로봇택시·서빙로봇들은 왜?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 공공시설 위원회(Public Utilities Commission)가 샌프란시스코 시에 사실상 세계 최초로 미국의 2개 로봇회사에 ‘하루 24시간 /주 7일’ 유료 로봇택시 서비스를 허용했다. 하지만 단 하룻 만에 운행 사고가 났다. 인명피해사고는 없었지만 10여대의 크루즈사 로봇택시가 통신 이상으로 도로에서 급히 멈춰서며 교통정체를 유발했다. 최근 미국 동부 버지니아 주 리치몬드 시에서는 서빙직원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유용하기만 할 것 같았던 서빙로봇이 여러 불편함과 사고를 내면서 해고당하는 여러 사례가 나왔다. 서부와 동부 두 도시에서 드러난 ‘불편한 로봇’ 사례는 인간과 달리 아직은 변화하는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치 못하는 로봇의 단면을 재확인시켜 준다. 하지만 이런 말썽이 났다고 해서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두 로봇의 사고 사례를 잘 살펴보면 개선점이 보인다. 로봇활용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는 로봇기업들에게 교훈과 개선점을 상기시켜 준다. 그 결실은 소비자의 몫이다.

캘리포니아주, 세계 최초 하루 24시간 로봇택시 24시간도 안돼 말썽···왜?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시에서 운행중인 GM의 셰보레 크루즈 자율 주행 차(로봇택시). (사진=크루즈닷컴)
크루즈 자율주행차량이 ‘하루24시간/주 7일 유료 로봇택시서비스’ 승인을 받은 지 하룻 만에 차량 작동 멈춤 사고를 냈다. 1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중이던 크루즈의 무인 로봇택시 10여대는 시 노스 비치 인근에서 급정거했고, 비상등을 깜박인 채로 주저앉아 최소 15분 동안 교통 체증을 불러 일으켰다. 사진에서 뒷부분에 주황색 색이 칠해진 채 후미등을 켜고 있는 흰색 승용차 4대가 크루즈 로봇택시다. (사진=CNBC유튜브)

미국 샌프란시스코시에서 운행하던 자율주행택시(로봇택시) 10대가 ‘하루 24시간 주 7일’운행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하룻만에 대규모 교통 체증을 불러왔다.

지난 10일 캘리포니아 주 공공시설위원회가 찬반 투표를 통해 3대 1로 샌프란시스코에서 2개 로봇택시 회사(알파벳 웨이모, GM 크루즈)에 로봇택시 서비스를 승인한 지 하룻만의 일이다.

가뜩이나 샌프란시스코 경찰과 소방서 등 일각의 강력한 반대 속에 내 준 승인이어서 더욱더 시민들의 불만을 자극할 만한 이슈가 됐다. 서비스 승인에 앞서 있었던 지난주 청문회에서 시 소방국, 경찰국 및 시 교통 기관 관계자들은 지난해 6월 이후 무인차량이 최소 600건의 사고를 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비상 대응 구역 근처에서의 예측할 수 없는 작동, 비상발생 장소로의 이동 방해, 응급 직원 또는 장비와의 접촉 등이 포함됐다.

사고를 낸 로봇택시회사는 GM의 자율운행차량 자회사 크루즈였다.

CNBC에 따르면 이 도시의 보행자들은 11일 밤 최소 10대의 크루즈 차량이 샌프란시스코 노스 비치 인근 발레이오 스트리트에 멈춰 서 비상등을 켜고 15분 동안 도로 교통 정체를 일으키는 상황을 지켜 봐야 했다.

크루즈는 자사의 로봇택시가 멈춘 것은 운행지역 근처에 있던 음악 페스티벌로 인해 통신량이 폭증하면서 통신 연결이 안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진=CNBC)

크루즈 측은 “대형 축제로 인해 무선 대역폭 제약이 발생해 차량통신이 지연됐다. (이것이 차량 경로찾기 능력을 방해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 영향을 받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테케드라 마와카나 웨이모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크루즈의 이번 사고가 향후 운영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고 CNBC가 전했다. 다만 크리스 루드윅 웨이모 제품관리 이사는 “우리는 항상 기술을 배치하기 위해 점진적인 접근 방식을 취했으며 안전과 지역 사회의 요구를 염두에 두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서비스와 로봇택시 군(群)을 점진적으로 확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경찰과 소방서 등이 안전 등을 이유로 반대한 가운데 출발한 ‘하루 24시간 주 7일’ 로봇택시 유료 서비스는 운행 하룻 만에 통신망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음을 드러냈다.

승객으로선 통신량이 많아지는 시간대, 또는 대중이 운집해 통신량이 많은 곳 부근으로 로봇택시를 부르거나 경유하는 게 꺼려질 것 같다.

이는 오는 2026년 전후로 상용화될 것이라는 플라잉카에서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결국 향후 상용화될 지상과 하늘의 무인택시를 타는 사람들은 탑승에 앞서 차량과 제휴한 통신회사의 통신 신뢰성부터 확인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 봉쇄 끝나고 손님늘자 제구실 못하는 서빙 로봇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된 후 손님들이 늘어난 식당, 특히 규모가 작은 식당에서는 서빙로봇 이 사람을 제대로 대신하지 못하고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리치몬드 뉴스)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시에서는 식당 등에서 보급 확산 일로인 서빙로봇의 말썽 사례가 지역 언론에 소개됐다.

지난 12일 리치몬드 뉴스는 ‘식당에서는 로봇이 쉽사리 사람의 서빙업무를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현재 이 도시의 더 많은 식당들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빙로봇을 사용하고 있지만 특히 두 개의 식당이 효과를 보지 못해 음식 서비스 로봇을 해고했다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리치몬드 뉴스가 인터뷰한 식당들은 서빙로봇이 “어떤 경우에는 유용했지만 다른 많은 경우에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다시 말해 로봇 서버가 인간 노동자들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없었다.

일례로 푸디 키친(Foodie Kitchen)의 앨런 송은 “[서비스 로봇은] 이곳에서는 새로운 것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시도해 보기로 결정했다”면서 "뜨거운 음식을 운반하고 사용한 음식과 그릇을 부엌으로 가져와 사람의 노동력을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된 것은 참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로봇이 손님들에게 음식을 제공했을 때 모든 것이 원활히 운영되는지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종업원들이 로봇들을 따라다녀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로봇이 멈추면 국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국을 나르는 데 로봇을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그리고 만약 우리가 테이블의 위치를 조정하거나 더 큰 그룹을 위해 두 개의 테이블을 하나로 합치면 로봇은 혼란에 빠진다”고 말했다.

송은 또한 리치몬드 뉴스에 로봇 때문에 일어난 몇몇 사고 사건들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를 들면 한 여직원이 로봇에 넘어져 발가락을 다쳤고, 서빙 로봇이 너무 빨리 움직이려고 하다가 나르던 모든 접시를 바닥에 떨어뜨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식당들이 로봇 서버를 도입하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나는 로봇들이 더 큰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데 도움이 되고,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을 운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싶지만, 더 작은 식당들은 그럴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조언을 했다.

리치몬드 뉴스는 2021년 로봇을 서비스 직원으로 추가한 다른 식당 2곳도 코로나19 이후 지난해 영업이 정상화되고 공간이 붐비자 이 로봇을 없앴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 식당 주인인 하오정원은 “서빙로봇들은 손님이 적고 테이블 사이의 간격이 더 넓었던 팬데믹 기간 동안 매우 잘 작동했다. 그러나 코로나 봉쇄가 해제되고 고객과 테이블이 많아지자 도움이 되기보다 더 많은 불편을 초래했다”고 털어놨다.

하오는 리치몬드 뉴스에 “고객과 웨이터는 충분히 빨리 작동하지 못하는 로봇을 맞닥뜨리게 될 뿐이었고, 서빙로봇은 음식을 나르는 데 실패했다”며 “예를 들어 파티 규모에 따라 자리가 많이 바뀌는 우리 식당 같은 경우엔 사람 직원들 만큼 유연하지 못한 로봇 서버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리치몬드 시의 서빙로봇 해고 사례는 우리나라의 서빙 로봇업체들에도 단순한 공급만이 능사가 아니며, 어떻게 이를 극복할지에 대한 숙제를 던져준다고 할 수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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