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와 리프트가 도시 교통정체 더 가중시킨다"

대도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버스, 지하철, 택시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 차량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면 이런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과 유지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우버와 리프트는 2000년대 초 승차공유 서비스로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회사가 미국 대도시 지역의 차량 소유 수를 줄임으로써 승차감을 높이는 ‘카 커터(Car cutter)’라고 선전해 왔다. 특히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이러한 서비스 수요와 공급이 늘면서 운행 빈도가 늘고 효용 가치가 커지는 것으로 이야기돼 왔다. 게다가 교통 체증 해소와 주차난 해소 효과도 이점으로 꼽아 왔다.

하지만 과연 그럴지 의문을 갖고 실험한 많은 연구들이 그 개념을 부정했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공동 연구팀은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가장 최근의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우버 리프트 실제 데이터 분석결과는 체증·정체 가중

무엇보다도 승차 공유 서비스 업체, 이른바 ‘교통네트워크회사(TNC)’들은 대중이 A 지점에서 B 지점까지 쉽게 갈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이는 사회적으로 기여한 부분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지하철이나 버스 운영처럼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MIT를 중심으로 한 국제공동 연구팀이 공유차량서비스 회사들의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우버와 같은 이동수단이 교통 정체 완화나 교통 체증 시간을 감소시키기는 커녕 악화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중교통 수단을 회피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플리커)
▲MIT를 중심으로 한 국제공동 연구팀이 공유차량서비스 회사들의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우버와 같은 이동수단이 교통 정체 완화나 교통 체증 시간을 감소시키기는 커녕 악화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중교통 수단을 회피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플리커)

최근 MIT가 주도한 한 공동 연구 결과는 차량 공유 서비스가 도로 정체(혼잡)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교통체증 시간을 늘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MIT 연구팀은 우버와 리프트가 서비스 중인 미국 전역 44개 대도시권의 2012~2016년의 월별 교통 정체 모델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간 중 미국내 조사대상 도시들의 차량 혼잡률이 평균 0.9%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교통 정체 시간이 평균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도시의 대중교통 이용객은 8.9% 감소했다.

MIT는 이는 더많은 여행이 차도를 통해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의 감소가 결국 교통체증 악화에 기여했다는 분석 결과로 이어졌다.

이외에 승차공유 서비스 기사가 운전하는 거리중 40.8%가 승객없는 빈차로 운행되기 때문에 도로교통 체증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연구원들은 이 빈 차 운행 시간이 긴 것도 교통 혼잡과 교통 정체 시간을 가중시킨다고 분석했다.

뉴욕 차량 운행거리 3.5%↑, 샌프란시스코 교통 정체 시간 69%↑

실제로 우버와 리프트 승차 공유 서비스는 뉴욕시의 차량 운행거리를 3.5% 증가시켰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평일 교통정체로 인한 지연 시간을 69%나 증가시켰다.

▲우버나 리프트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가 오히려 교통 정체 와 교통 체증 시간을 오히려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우버나 리프트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가 오히려 교통 정체 와 교통 체증 시간을 오히려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MIT는 발표문에서 “기존의 많은 연구들이 우버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이 연구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양대 승차 공유 서비스 회사인 우버와 리프트 모두를 검토 대상에 넣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시장에서 우버가 69%, 리프트가 29%를 점하고 있어 이들을 분석 데이터세트에 포함시킴으로써 승차공유서비스 효과에 대한 보다 전체적이고 편견없는 추정치를 제공하려 했다”고 썼다.

연구팀은 또 통근자들이 버스나 지하철을 타거나 목적지까지 걸어가는 것 같은 더 친환경적(more greener)으로 간주되는 선택보다 차량 호출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전체 승차 공유 서비스 승객의 절반 가까이가 그렇지 않았다면 더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을 선택했을 것으로 밝혀졌다.

진화 자오 SMART FM의 수석 조사자이자 MIT 도시연구 및 계획과 부교수는 “대중 교통은 고효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서비스 대상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통근자의 일부만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 연구의 수학적 모델은 승차 공유 이동성의 잠재적 이점이 엄청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우리의 연구는 현실 세계에서 이 잠재력을 실제 이득으로 바꾸는 것이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상위 10대 도시 차량소유 1% 감소에 그쳐...효과 미미

▲최근 우버와 리프트가 미국 내 서비스를 재개했다. 이들이 서비스하는 도시에서 개인 차량 소유가 줄어드는지 늘어나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비스가 이뤄진 미국 내 주요 도시에서 0.7%의 차량 증가세를 보였다. (사진=플리커)
▲최근 우버와 리프트가 미국 내 서비스를 재개했다. 이들이 서비스하는 도시에서 개인 차량 소유가 줄어드는지 늘어나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비스가 이뤄진 미국 내 주요 도시에서 0.7%의 차량 증가세를 보였다. (사진=플리커)

이 서비스의 등장에 따라 미국의 174개 주요 도시 중 상위 10개 대도시에서 차량 소유가 1% 감소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의 논문은 “우리의 결과는 차량공유서비스 회사들이 차량공유를 촉진함으로써 자가용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과 달리, 일반적으로 차량 소유를 줄이는 데 있어서 이들의 역할이 미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결론 내렸다.

승차공유서비스의 편리함을 제외하고는 차량소유 감소등에 따른 한 사회적 효과 없다는 이야기다.

이 연구는 싱가포르-MIT 연구기술동맹(SMART), MIT, 중국 상하이 소재 퉁지대학교(同济大学校) 연구진의 협업으로 도출됐다. ‘교통망이 도시 이동성에 미치는 영향(Impacts of transportation networks on urban mobility)’이라는 제목으로 네이처지에 소개됐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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