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 부(富) 공유,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그는 왜 나눌까?

[AI 요약]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우수 인력 확보와 글로벌 성장을 위해 사재 1000억원을 전 임직원에 증여하기로 했다. 직원 1인당 수령액은 30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사업 성취도와 파트너와의 동행을 중요시 여기는 그의 성향이 잘 드러난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사재를 털어 크래프톤 전 임직원에게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증여한다.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우뚝 선 크래프트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으며, IPO 이전에 장 의장 소유의 주식 150만주 중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2100여 명의 전 직원 및 신규 입사 예정 인원 700명에게 증여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직원 1인당 수령액은 30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로 인해 급격한 성장을 했다. 올초 게임업계 연봉인상 릴레이에서도 개발직군 연봉 2000만원, 비개발직군 1500만원 인상 등 통큰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신입 초봉 또한 개발자 6000만원, 비개발자 5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사실 이러한 연봉 인상을 주도한 것은 장 의장이 아닌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였다. 개발자 출신으로 카리스마 있는 성향의 김창한 대표가 우수 인재 지키기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을 '인재'라고 판단하고 밀어 부친 결과다. 물론 장 의장이 이러한 김 대표의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장 의장의 사재 주식 증여는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넥슨 등 직간접적인 경쟁사에 우수한 개발자 확보와 인력 유출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으로 회사를 키우겠다는 장 의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기도 하다. 

2006년 첫눈 오픈 당시 청년 장병규(왼쪽)와 현재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지만 돈을 쫓지 않고 사업하는 재미, 그리고 직원과의 동반 성장을 늘 꿈꿔왔던 그의 마음은 변화가 없다.
2006년 첫눈 오픈 당시 청년 장병규(왼쪽)와 현재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지만 돈을 쫓지 않고 사업하는 재미, 그리고 직원과의 동반 성장을 늘 꿈꿔왔던 그의 마음은 변화가 없다.

장 의장은 국내 게임/인터넷 업계의 선구자로 1996년 네오위즈를 창립해 큰 성공을 경험했다. 이후 2005년 검색엔진 '첫눈'을 창립해 검색 포털 전성시대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러다 돌연 첫눈을 네이버(당시 NHN)에 매각했는데, 당시 매각 대금 350억원을 첫눈의 전 직원과 함께 공유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일궈왔고, 특히 금전욕 보다 사업 성취도와 파트너와의 동행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성향이 잘 드러나고 있다.

또한 장병규 의장은 네오위즈 때 동거동락했던 직원(파트너)들을 잘 챙겨왔다. 네오위즈 출신으로 게임사를 창업했던 팀들을 오늘날 크래프톤으로 흡수한 사례도 유명하다. 네오위즈 출신 창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역시 '잘 나가지 못했던' 크래프톤으로 흡수하면서 돈 대신 줬던 주식은 현재 그들을 엄청난 주식부자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장 의장이 지난 6일 전 임직원에 보낸 사내 이메일을 보면, "크래프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 국내외 모든 구성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할 방법으로 사재 주식의 증여를 결심했다"고 적혀있다. 이는 그의 진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2006년 1월 첫눈 정식 서비스 오픈 때 장 의장을 인터뷰했던 날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봤다. 네오위즈의 성공으로 엄청난 자산가였던 장 의장의 모습은 소탈과 겸손 그 자체였다. 인터뷰가 끝난 후 사석에서 자동차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당시 그가 타던 차는 폭스바겐 골프 모델이었다. 자신에게 딱 맞는 용도와 크기의 차라고 했던 말에 가식이나 위선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장 의장의 사재 주식 증여는 그가 회사와 직원을 대하는 자세를 잘 보여준다. 

"저의 글로벌 고객, 시장, 구성원들 등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받아 주시면 감사하겠다. 앞으로도 탄탄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오래도록 더 크고 좋은 회사로 만드는 일을 함께하길 바란다."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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