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대신 해상에 삼각형 태양광 발전소···허리케인에도 괜찮다고?

▲네덜란드 스타트업 솔라덕의 부유식 태양광 발전 플랫폼을 조감한 모습. (사진=솔라덕)
▲네덜란드 스타트업 솔라덕의 부유식 태양광 발전 플랫폼을 조감한 모습. (사진=솔라덕)

허리케인이나 태풍이 와도 끄떡없다. 태풍에도 견딘다는 강력한 부유(浮遊,floating) 방식 해상 태양열 발전단지(솔라 팜)가 유럽에 등장했다. 기존 정사각형 방식 태양광 패널과 달리 삼각형으로 구성돼 있다. 개발사는 육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여유가 없는 도시나 섬, 그리고 태양은 강력하지만 바람이 없는 적도대 국가나 섬들(이른바 선벨트)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V매거진 등이 최근 네덜란드 스타트업 솔라덕이 개발한 강력한 바닷바람에 견디는 솔라팜을 소개했다.

‘데먼스트레이터(Demonstrator)’, 즉 ‘시연자’로 불리는 이 회사의 기본 부유 플랫폼은 16m⨯ 16m⨯16m ⨯크기의 삼각형 구조물이다. 중국 아스트라너지(Astronergy)가 솔라덕의 첫 번째 파일럿 프로젝트를 위한 모듈을, 네덜란드 소재 전문업체 DSM은 모듈용 고성능 내구성 폴리올레핀(polyolefin) 백시트를 각각 공급했다.

이 플랫폼은 지난달 네덜란드에서 강 상류로 견인돼 공해상에 나와 있는 바람과 물의 스트레스를 일부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를 손쉽게 통과했다. 이 회사는 내년초 파도가 훨씬 높은 벨기에 인근 북해에서 이 구조물을 시험할 계획이다.

▲솔라덕은 지난달부터 네덜란드에서 이 해상 태양광 발전소 시험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사진=솔라덕)
▲솔라덕은 지난달부터 네덜란드에서 이 해상 태양광 발전소 시험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사진=솔라덕)

쿤 베르헐스 솔라덕 최고경영자(CEO)는 “수면 3m 이상에서 태양광 패널을 유지하고 있다”며 구조물이 파도와 동적 하중을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중해, 카리브해, 동남아시아, 그리고 일사량이 많은 글로벌 선벨트 도시와 대기업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돈 호헨도른 솔라덕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우리 플랫폼을 이용한 솔라팜 제작에 이상적인 환경은 적도 부근의 도시와 섬이지만, 차세대 시연자 변종은 (중남미)버뮤다와 미국 플로리다 주변에서 겪는 허리케인에도 견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쨌거나 최소한 강력한 해풍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솔라팜은 우리가 생각하는 재생에너지 방식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며 확산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솔라덕, 수소 생산업체와 첫 번째 시범사업

▲새로운 해상 태양광 플랫폼이 시험을 위해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갔다. (사진=솔라덕)
▲새로운 해상 태양광 플랫폼이 시험을 위해 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갔다. (사진=솔라덕)

솔라덕은 네덜란드 겔데를란드 지방정부로부터 35만 유로(약 4억8200만원)를 지원받아 네덜란드의 수소 생산업체 보옉스(Voyex)와 협력해 첫 번째 시범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로테르담 항과 독일을 연결하는 주요 수로인 발(Wall)에 최초의 실제 해상 솔라팜을 배치할 예정이다. 솔라덕은 각각 39개의 태양광 패널로 된 4개의 플랫폼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총 설치 용량은 65kW이며 보옉스가 운영하는 10kW 전해조와 연결된다. 이 건설 프로젝트 비용은 총 100만유로(약 13억7800만원)다.

선벨트에 있는 도시와 섬들, 태양광 발전이 필요하지만 땅 부족

솔라덕은 자사의 부유식 태양광 발전 구조물이 해안가 해상과 허리케인급 강풍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은 물론, 높이 3m가 넘는 파도를 이겨내며 자연항만과 포구안쪽, 그리고 다른 근해 지역에 최적화했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시험에서 솔라덕 팀은 이 삼각형 솔라팜 플랫폼을 강을 역류해 50km나 끌고 올라가며 7노트(시속 약 13km)로 이동시키면서 17.6t(16입방톤)의 힘을 경험했다.

▲솔라덕의 해상 태양광 단지인 ‘시연자’는 점점더 커질 것이다. (사진=솔라덕)
▲솔라덕의 해상 태양광 단지인 ‘시연자’는 점점더 커질 것이다. (사진=솔라덕)

지구온난화와 이에따른 급속한 기후 이상을 고려할 때 이 솔라팜의 진출 타이밍은 적절해 보인다. 전세계 모든 도시들이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는 방식의 물류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도시를 매력적으로 만들어 줄 땅이 부족하다.

호헨도른 솔라덕CTO는 “홍콩, 싱가포르, 그리고 다른 섬들과 같은 도시들은 육지에서 떨어져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솔라팜 플랫폼들은 태양은 계속 내리쬐고 바람은 희박해 풍력발전이 비실용적인 적도 주변의 중요한 지역사회에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솔라덕 팀은 예를 들어 “홍콩에서 태양광 패널을 초고층 빌딩 위에 설치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도시 에너지 수요의 10% 또는 11%만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홍콩의 땅값은 매우 비싸다. 도시의 많은 새로운 집들이 떠다니는 구조물로 지어졌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이 바람보다 태양을 더 선호하는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 앨트에너지맥(Alt Energy Mag)지에 따르면 “태양광은 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한다.

솔라덕, 지금보다 13배 큰 솔라팜 플랫폼 만든다

▲솔라덕의 차기 솔라팜 모델은 지금보다 13배나 커진다.(사진=솔라덕)
▲솔라덕의 차기 솔라팜 모델은 지금보다 13배나 커진다.(사진=솔라덕)

쿤 베르헐스 솔라덕 CEO는 “이 아이디어는 우리의 근해 (기술)유산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우리 회사는 네덜란드 다멘조선소 그룹 연구부서에서 분사해 혹독한 해양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솔루션 설계에 업계 최고의 실천력을 발휘하는 회사다. 특히 다멘 조선소 그룹은 미국 해안경비대가 사용하는 47m 길이의 보트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호헨도른 CTO는 자사 태양광 발전 플랫폼이 훨씬 더 무거운 힘을 견디도록 차기 변종 시연자를 기존에 비해 13배나 더 크게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분명 태양 전지판은 스스로 떠다니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바닷물과 접촉할 경우 전자제품과 기타 어레이의 재료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강풍 시나리오에는 또 다른 훨씬 더 근본적인 과제가 있다.

솔라덕, 해안가 해상 고정 풍력 발전 터빈과 맞먹는 10MW 발전소 설치 목표

▲솔라덕의 부유식 태양광 발전 플랫폼. (사진=솔라덕)
▲솔라덕의 부유식 태양광 발전 플랫폼. (사진=솔라덕)

호헨도른은 “물흐름이 위로 가는지 아래로 가는지도 중요하다. 아무도 떠다니는 태양 전지판 조립품이 날아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은 그것들이 충분히 단단하길 원하는 것은 물론 바닥에 달라붙은 것들이나 해조류 성장에도 저항할 수 있길 바란다. 플랫폼의 모양도 해상 부유식 플랫폼에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정사각형은 이상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엔지니어들이 시연자 솔라팜을 가지고 복잡한 힘을 받을 때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솔라덕)
▲엔지니어들이 시연자 솔라팜을 가지고 복잡한 힘을 받을 때를 가정한 시뮬레이션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솔라덕)

호헨도른 CTO는 “솔라팜의 한 구획을 향해 45도 각도로 오는 비틀림파가 있을 때 플랫폼의 한쪽은 위로 이동하지만 다른 한쪽은 아래로 이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솔라덕은 다른 해상 태양광 플랫폼 회사들과는 달리 더 우아하게 보이기 위한 정사각형 디자인을 거부했다. 이 회사는 “크레인, 석유 굴착 장치, 에펠탑과 같은 경량 구조물을 보면 모두 삼각형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태양광 패널의 기울기 각도는 비가 내릴 때 보너스로 청소효과를 더해 준다.

호헨도른은 “삼각형 디자인은 매우 가볍고, 단단하고 튼튼하며 추가하중에는 휘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바다에서는 삼각형이 떠다니는 태양광 발전 플랫폼에 가장 적합한 최고의 구획을 형성한다. (사진=솔라덕)
▲바다에서는 삼각형이 떠다니는 태양광 발전 플랫폼에 가장 적합한 최고의 구획을 형성한다. (사진=솔라덕)

솔라덕은 초기 모델의 13배나 되는 거대한 솔라팜 조립체에 대해 “우리는 가로 240m, 세로 240m인 10메가와트(MW)급 발전소를 건설하고 싶다. 이는 기본적으로 약 100개(10x10)의 플랫폼이 연결된다”고 밝혔다.

호헨도른 CTO는 “이것은 여러분에게 새로운 해상 고정 풍력 터빈과 같은 최대전력 10MW를 생산해 줄 것이며 거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나서 500MW의 최대전력 생산량을 갖는 솔라팜을 건설할 수 있다. 이런 10MW짜리 솔라팜 50개를 가지고 만든다”고 덧붙였다.

솔라덕과 같은 태양광 발전 플랫폼이 전 세계를 누비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많겠지만 향후 수년내 싱가포르와 홍콩 같은 도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획기적으로 확대시켜줄 새로운 방법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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