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묶인 자율등급분류제, 사용자 감소 위기 맞이한 토종OTT, ‘발 동동’

[AI요약]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OTT기업의 월간 활성사용자지수(MAU)가 감소세를 거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OTT 업체들이 고군분투하는 사이 자금력과 글로벌 공급망을 앞세운 넷플릭스 등 해외 OTT들은 앞다퉈 투자에 나서며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콘텐츠 제작비 지원과 함께 ‘자율등급분류제’ 도입이다. 정부에서도 자율등급분류제 필요성에 공감하며 도입을 예고했지만, 해당 법안은 해를 넘겨 국회에 계류 중이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공세에 고군분투하는 토종 OTT 업계에서는 자율등급분류제 도입 및 콘텐츠 제작 지원 등을 요구하며 힘겨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OTT기업의 월간 활성사용자지수(MAU)가 감소세를 거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애플TV플러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의 공세가 나날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은 콘텐츠 제작비 지원, 자율등급분류제 등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해당 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며 발만 구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OTT 업체들이 고군분투하는 사이 자금력과 글로벌 공급망을 앞세운 넷플릭스 등 해외 OTT들은 앞다퉈 투자에 나서며 다수의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계획하고 있다.

공룡에 대적하는 토종 OTT 무기는 역시 콘텐츠, 하지만 힘겹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OTT 기업인 웨이브, 시즌, 왓차 등의 MAU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 별로 21만 4703명, 5만 9886명, 4만 8284명이 줄줄이 감소한 것이다.

그 사이 ‘오징어게임’ ‘지옥’ 등을 선보이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넷플릭스는 MAU 1200만명을 달성하며 그 위상을 더욱 강화했다. 후발 주자인 디즈니플러스 역시 자막 오류, 국내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 부족 등의 문제가 지적됐지만, 서비스 개시 약 3주 만에 117만명이 넘는 MAU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OTT의 공세가 만만치 않지만 토종 OTT가 대항할 수 있는 무기는 역시 콘텐츠임을 티빙의 '술꾼도시여자들'이 증명하고 있다. (이미지=티빙)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OTT 업체 중 유의미한 성과를 기록하는 티빙과 같은 사례도 있다. 티빙의 무기는 역시 콘텐츠였다. 지난해 10월 티빙이 첫 선을 보인 오리지널 콘텐츠 ‘술꾼도시여자들’은 회를 거듭하며 화제 몰이를 해 티빙의 신규 가입자 증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 외에도 다른 토종 OTT 업체들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지만, 막 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해외 OTT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힘이 달리는 상황이다.

토종 OTT가 겨우 한 두개의 신작을 어렵사리 선보이는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경우는 올해 1월과 2월 유명 웹툰 원작의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휴먼 법정 드라마 ‘소년 심판’을 선보인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너와 나의 경찰수업’ ‘무빙’ ‘그리드’ 등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또 다른 글로벌 OTT이자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HBO맥스의 진출까지 예정돼 있어 국내 OTT업계의 시름은 더해질 전망이다.

규제 완화, 제작비 지원 시급한데…

안 그래도 치열한 국내 OTT 시장에 최근 '왕좌의 게임' 등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HBO맥스의 진출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지=HBO맥스)

글로벌 OTT 기업에 대응하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콘텐츠 제작비 지원과 함께 ‘자율등급분류제’ 도입이다. 게임 분야에는 이와 비슷한 자체등급분류제가 도입돼 있지만 OTT의 영상물은 유독 출시 전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시의성이 중요해 때에 맞춰 즉시 시장에 내 놓아야 하는 영상물이지만 심의에 발목이 잡혀 절차상의 문제 등으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에서도 자율등급분류제 필요성에 공감하며 도입을 예고했지만, 해당 법안은 해를 넘겨 국회에 계류 중이다. 주된 이유는 부처 간 주도권 싸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OTT 분야의 유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서로 주관 기관이 되려 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그 사이 국회는 대선 정국에 돌입하며 사실상 개점 휴업 상황이 됐다.

하지만 자율등급분류제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제시하는 지원 수준은 국내 업체들이 요구하는 것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다.

업계에 따르면 문체부의 OTT 특화 콘텐츠 제작 지원비는 편당 1억원 정도다. 과기정통부의 콘텐츠 제작지원사업도 OTT업체가 아닌 제작사에 지원하는 형태로 토종 OTT 플랫폼 경쟁력 강화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가 대박을 친 ‘오징어게임’의 편당 제작비는 28억원이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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