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수익화 몰두 비판에도 줄줄이 꼼수 요금인상…믿는 구석은?

[AI요약] 최근 넷플릭스의 요금인상에 이어 토종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줄줄이 요금인상을 단행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 OTT 서비스들이 취하는 요금인상 방식은 기존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유료화하거나 인기 있는 콘텐츠를 기존 서비스에서 제외하고 추가 요금을 내도록 하는 등의 꼼수로 비춰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빙과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를 통한 콘텐츠 품질 개선, 왓챠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구독 서비스로 확대 개편, 쿠팡은 이커머스 서비스와 결합한 저렴한 요금과 지속적인 콘텐츠 강화로 2022년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파상공세에 직면한 토종 OTT들의 승부수가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용자의 관심을 끌어 모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토종 OTT 서비스의 줄줄이 요금 인상을 바라보는 이용자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이미지=픽사베이)

최근 넷플릭스의 요금인상에 이어 토종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줄줄이 요금인상을 단행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글로벌 OTT에 비해 상대적으로 콘텐츠 빈약을 지적 받았던 국내 OTT 업체들이지만, 초기 저렴한 요금으로 적지 않은 이용자를 확보하던 전략을 수정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콘텐츠 투자를 빌미로 암암리에 요금을 올리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OTT 업체들의 요금인상은 넷플릭스와 결이 다르다는 점이다. 최근 티빙 등 몇몇 OTT 서비스가 ‘술꾼도시여자들’ 등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통해 적지 않은 이용자 증가 성과를 얻기는 했지만, 여전히 국내 OTT 서비스는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부족 등으로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이들 OTT 서비스들이 취하는 요금인상 방식은 기존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유료화하거나 인기 있는 콘텐츠를 기존 서비스에서 제외하고 추가 요금을 내도록 하는 등의 꼼수로 비춰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그나마 이것 때문에 구독했는데…’ 줄줄이 유료화에 이용자 심기 ‘불편’

지난해 11월 진행한 넷플릭스의 요금 인상은 연이은 콘텐츠 흥행에 힘입어 이용자 수가 증가하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콘텐츠 품질이 요금 인상에 따른 반발을 상쇄한 셈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솔직히 얘기하자면 넷플릭스 OTT 서비스에 비해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등은 콘텐츠 수나 품질 면에서 상대적인 열세를 면치 못했다. 이러한 수치는 각 OTT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로도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 인덱스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OTT 서비스 별 MAU는 넷플릭스가 1248만명, 웨이브가 474만명, 티빙 417만명, 쿠팡플레이 359만명, 디즈니플러스 202만명, 왓챠 132만명 순이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1월 MAU와 비교했을 때 증가폭에서 티빙이 58%, 쿠팡플레이가 590% 성장했다는 것이다. 토종 OTT 1위를 자랑하는 웨이브는 13% 수준으로 저조했고, 왓챠는 오히려 1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MAU 증가폭은 25%다.

편차가 큰 성적표를 받아든 OTT 업계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티빙의 경우는 지난해 4월 무료로 제공하던 실시간 TV 서비스를 중단한데 이어 지난달부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제휴 범위를 변경해 기존 제공하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외시켰다.

이를테면 티빙의 MAU 수치 상승을 견인했던 ‘술꾼도시여자들’ 같은 콘텐츠를 제외한 것이다. 대신 티빙은 향후 오리지널 콘텐츠 이용을 원할 경우 추가 결제를 하도록 했다. 티빙 이용자들의 이용 동기가 됐던 콘텐츠에 추가 요금을 붙인 셈이다.

지난해 3월 티빙이 선보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후 티빙은 '술꾼도시여자들' 등 히트작을 선보이며 토종 OTT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사실상 요금 인상을 단행하며 이용자 반발을 사고 있다. (이미지=티빙)

지난해 3월 티빙은 네이버와 제휴로 월 7900원인 자사 OTT 서비스 이용료를 3000원 낮춘 월 4900원에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당시만 해도 고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이는 이후 빠르게 증가한 이용자 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3월 한달 간 티빙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한 이용자는 38만에 달했다.

토종 OTT 1위를 내세웠던 웨이브의 경우는 내달 11일부터 무료 가입자 대상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무료로 제공됐던 지상파 3사와 EBS 등의 실시간 채널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것이다. 대신 웨이브가 내세운 것은 14개의 정주행 채널 신설이다. 웨이브로서는 혜택 축소가 아닌 개편이라는 입장이다.

쿠팡의 경우 지난 2019년 출시한 와우 멤버십에 2020년 말 회원용 부가 서비스로 쿠팡플레이 OTT 서비스를 제공했다. 무료 OTT 서비스지만 기대 이상의 서비스로 주목받으며 시장의 예상을 깬 이용자 확보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쿠팡 역시 올해 신규 가입자 대상 요금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다.

왓챠 역시 지난 22일 ‘왓챠 미디어데이’를 통해 영상, 웹툰, 음악 서비스를 결합한 번들형 구독 요금제 ‘왓챠2.0’ 출시를 예고했다.

넷플릭스와 결이 다른 토종OTT 요금 인상, 내용을 살펴보니…

최근 이어지는 토종 OTT의 요금인상은 넷플릭스가 지난해 11월 기습적으로 단행한 요금인상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베이직 요금제는 유지한 채 스탠다드는 1만 2000원에서 1만 3000원으로, 프리미엄은 1만 4500원에서 1700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요금 인상 배경에는 지난해 야심차게 선보인 ‘D.P.’ ‘오징어게임’ 등의 역대급 성공이 자리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그 이후에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을 연이어 히트 시키며 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여론을 상쇄시키고 있다. 이른바 콘텐츠의 힘이다.

그렇다면 토종 OTT는 어떨까? 절치부심한 왓챠의 경우 연내 ‘왓챠2.0’을 출시하며 부진을 벗어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단순히 영화, 드라마 중심 OTT가 아닌 웹툰, 음악, 웹소설, 게임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2일 '왓챠 미디어데이'에서 박태훈 왓챠 대표는 기존 OTT 서비스를 넘어 웹툰, 음악, 웹소설, 게임 등 모든 콘텐츠를 아우르는 엔터테인먼트 OTT 서비스 플랫폼 '왓챠 2.0'을 발표했다. (사진=왓챠)

관건은 현재 일반 월 7900원 프리미엄 월 12900원인 요금제가 신규 서비스 출시를 통해 어떻게 개편될 것인가다. 적정선의 요금제를 제시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부진을 단숨에 만회할 반전도 가능하다.

반면 티빙, 웨이브 등은 저마다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한 투자 명목으로 요금 인상을 단행했지만, 고객 반응을 이끌어 내는 좋은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해도 기존 넷플릭스 등 경쟁 우위 서비스와 다를 점이 없다. 자칫 이용자가 외면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쿠팡의 경우 요금을 큰 폭으로 올리긴 했지만, 기존 요금이 워낙 저렴했고, 자사의 이커머스 혜택과 결합된 서비스라는 점에서 이용자 이탈 요인이 크지 않다.

쿠팡플레이의 경우 쿠팡의 이커머스 서비스와 결합한 OTT 서비스로 여전히 가격과 콘텐츠 품질 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미지=쿠팡 요금제 화면 캡처)

종합해 보면 티빙과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를 통한 콘텐츠 품질 개선, 왓챠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구독 서비스로 확대 개편, 쿠팡은 이커머스 서비스와 결합한 저렴한 요금과 지속적인 콘텐츠 강화로 2022년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역시 손놓고 있지는 않을 요량이다. 올해 넷플릭스의 글로벌 콘텐츠 투자액은 170억 달러(약 20조 4000억원)에 달한다. 최근까지 한국 시장에는 1조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올해는 지난해에 2배에 달하는 25편 이상의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 라인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파상공세에 직면한 토종 OTT들의 승부수가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용자의 관심을 끌어 모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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