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5원소'에 나오던 바로 그 플라잉카… 진화 거듭하는 eVTOL 항공기

우리가 영화 ‘제5원소’(1997)를 통해 상상했던 하늘을 나는 택시, 즉 플라잉카는 이런 모습이었다. 하지만 요즘 우리가 아는 플라잉카들은 좀 다른 모양이다. 그런데 조만간 지상의 승용차와 유사한 플라잉카가 등장할 것 같다. 이유가 그럴 듯 하다. (사진=워너 브라더스)

미국의 전기식 수직이착륙(eVTOL) 플라잉카 조인트벤처 리오 플라이트(LEO Flight)가 최근 3인승 플라잉카 시제품 알파버전을 소개해 주목받고 있다. 완성된 비행기 렌더링을 보면 기존 플라잉카와 차별된다. 고정익 비행기형 eVTOL처럼 좌우로 긴 날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위아래로 꺾이는 로터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기존 세단형 승용차보다 약간 클 뿐이다.

이 회사는 이 세단형 플라잉카를 개인용으로도 판매해 이들을 기존 가정집의 표준형 차고에 그대로 주차하고 언제든 이착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아이디어는 꽤 그럴 듯해 보인다. 플라잉카 서비스 준비업체들에게 커다란 플라잉카 차고를 확보한 수직공항(버티포트)를 만드는 것은 부담스런 문제기 때문이다. 리오 플라이트의 이 단순하고 작고 멋진 디자인이 각 가정의 기존 차고로 그대로 들어올 정도라면 마다 할 이유가 없다. 남은 문제는 비행 거리와 가격일 것이다. 올 연말 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 플라잉카를 소개한다.

세단 승용차형 외관 디자인 속에 숨은 로터

리오 플라이트의 시제품 ‘LX-1’과 LX-1 개발 팀원들. (사진=리오 플라이트)
LX-1 시제품에는 조종사가 앉을 수 있는 작은 박스형 조종석과 조종을 위한 조이스틱 한쌍이 있다. (사진=리오 플라이트)

리오 플라이트가 목표로 하는 리오 쿠페(LEO Coupe) eVTOL기 시제품인 ‘LX-1’은 이전에 소개했던 리오 쿠페 렌더링의 늠름한 외관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현재로선 그야말로 골조만 보이는 소형 비행체다. 주로 추진 시스템을 테스트하기 위해 설계된 날아다니는 알루미늄 프레임에 불과하다.

시제품은 4개의 뱅크에 각각 커피 보온병 크기의 72개나 되는 수직 상승형 팬들로 이륙한다. 후면에 있는 두 개의 더 큰 직경의 팬은 그것을 약간 수평으로 추진하게 해 준다. 가운데 있는 작은 박스가 매우 기본적인 LX-1 조종석을 제공하며, 플라스틱 의자와 제어용 조이스틱 한 쌍도 갖춰져 있다. 이 비행기 시제품은 마치 공기타이어처럼 보이는 가는 버팀목을 가진 네 개의 경첩이 달린 다리로 달린다. 리오 플라이트는 최근 선보인 이 eVTOL기를 사람이 타는 시제품이라고 밝혔다.

리오 플라이트 공동 설립자인 피트 비타르는 “최종 항공기는 16개의 큰 직경을 가진 팬으로 수직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트 비타르가 올해 이 eVTOL기를 타고 비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미 같은 전기 제트기인 작은 ‘아크 스피어’(ArcSpear) 드론을 날렸고, 패러글라이딩 장비로 더 큰 제트기를 시험했다.

영화 제5원소에서 보던 스타일의 플라잉카 사양은?

리오 플라이트(이전 어반 eVTOL)가 준비중인 기존 자동차를 닮은 플라잉카 렌더링. 리오 플라이트는 이보다 직경이 더 큰 수직 리프트 팬 16개만 사용하며 전면에 3개, 후면에 5개의 뱅크를 둔다. 뒷부분에 있는 별도 시스템이 이 항공기를 전진 비행할 수 있게 만든다. (사진=리오 플라이트)
영화 ‘제5원소’에서 플라잉카 운전사 브루스 윌리스가 자기집 차고에서 플라잉카를 몰고 나가는 장면. (사진=워너 브라더스)

이 회사의 플라잉카의 특징은 현재 시장에 등장한 수많은 eVTOL방식 플라잉카와 달리 기존 세단형 택시와 그대로 닮아 보인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25년 전 개봉한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 ‘제 5 원소’(1997)에 등장한 플라잉 택시 방식을 살려냈다.

리오 플라이트는 향후 도시 상공에서 다양한 여러 항공기를 이용한 도시 항공 여행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여러 항공기를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이 같은 항공기를 설계했다.

이 회사는 66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사용하는 eVTOL기 리오 쿠페 항속거리를 다소 낙관적인 483km로 약속하고 있다. 만약 이 목표대로 된다면 같은 크기의 배터리를 가진 GM 셰비 볼트의 미환경청(EPA) 연비보다 긴 거리를 비행하게 되는 셈이다.

리오 플라이트에 따르면 리오 쿠페는 최대 시속 400km, 비행시간 1시간 15분(예비시간 제외)인 3인승 eVTOL 항공기다. 이 항공기는 수직이착륙을 위한 64개의 덕트 팬과 전방 비행을 위한 6개의 덕트 팬을 가지고 있으며 독특한 이중 박스 윙 구성을 가지고 있다.

항공 분야 전문가인 리오 플라이트의 두 공동 창업자는 최근 ‘리오 쿠페’(LEO Coupe) 시제품 알파버전 시험 비행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리오 플라이트는 연내 투자자의 투자를 받아 완전한 세단형 플라잉카를 제작해 선보이고, 개인용 eVTOL기로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다.

항공분야 전문가끼리 제휴해 창업

작은 공간을 차지하는 하이퍼카 스타일의 리오 쿠페를 주차하는 데는 기존 차고만으로도 충분하다. (사진=리오 플라이트)

피트 비타르와 카를로스 살라프는 2020년 봄 파트너쉽을 맺고 레오 플라이트 코퍼레이션(옛 어반 eVTOL)을 설립했다.

이 합작 사업은 비타르의 회사인 일렉트릭 제트 에어크래프트(Electric Jet Aircraft)와 살라프의 회사인 살라프 오토모티브(SALAFF Automotive)가 첨단항공교통(AAM)을 위한 eVTOL 플라잉카를 설계하고 제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 회사는 현재 투자자를 찾고 있다.

비타르는 자신의 이름으로 14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열성적인 VTOL 및 eVTOL 발명가이로서 여러 항공 우주상을 수상했다. 그는 5개의 회사를 소유했던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의 마지막 두 회사는 에어 보이언트(Air Buoyant)와 일렉트릭 제트 에어크래프트였다.

살라프는 마쯔다에 있을 때 나가레, 후라이, 마쓰다 3, MX-5 같은 미래형 컨셉트카와 생산되는 자동차를 다룬 자동차 디자이너이기도 했다. 그는 여러 개의 디자인 상을 수상했고, 항상 항공우주와 우주 공간에 관심을 가져왔다. 최근엔 팟 밴(Pod Van)이라 불리는 우주 시대에 영감을 받은 모바일 사무실과 라운지를 디자인했다.

LX-1에서 보이는 안전 설계

리오 쿠페에 앉으면 좌우와 아래가 투명해 훌륭한 경관을 놓치는 일이 없다. (사진=리오플라이트)
항공기 각 박스 날개에는 연착륙을 위한 가변적 형태의 착륙 패드가 있다. (사진=리오플라이트)

이 항공기는 매우 미래지향적이지만 매우 실용적인 설계 특징을 갖추고 있다. 특히 기존 플라잉카들과 차별되는 주목할 만한 특징은 표준 크기의 차고에 잘 맞는 실용적 항공기라는 점과 안전성을 강조한 설계다.

실제로 디자인 구성을 보면 승객과 지상 승무원을 보호하는 초안전 덕트 팬, 항공기 출입의 용이성, 투명한 바닥을 포함한 멋진 경치를 보여주는 창문, 그리고 3m⨯6m의 컴팩트한 치수를 가지고 있다. 항공기 각 박스 날개에는 연착륙을 위한 가변적 형태의 착륙 패드가 있다.

또한 이러한 에어백과 유사한 착륙 패드는 항공기가 고르지 않은 지면에 더 쉽게 착륙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즉, 항공기를 수평 위치로 유지하기 위해 2세트가 팽창되고 1세트가 팽창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간 기울어진 곳에 착륙할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착륙 패드는 접이식 착륙 장치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항공기의 무게를 줄여 준다.

항공기의 안전 기능에는 다중 잉여 시스템이 들어간다. 또한 분산 전기 추진(DEP) 방식도 채택했다. 이는 항공기에 여러 개의 프로펠러와 모터를 갖춤으로써 하나 이상의 모터나 프로펠러가 고장 났을 때 다른 작동 모터와 프로펠러가 항공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킬 수 있게 한다.

비상시 플라잉카 감속을 돕기 위해 역추진 로켓이 장착된 전체 항공기 탄도 낙하산도 있다. 게다가 이 플라잉카 착륙 기어는 복잡성, 제조 비용, 유지 비용, 그리고 항공기의 무게를 감소시키는 날개에 기초하고 있다.

한 대 4억원 제작엔 20~40시간···버티 포트 설계도

리오 플라이트는 향후 도시 상공에서 여러 항공기를 이용한 도시 항공 여행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충분한 주차 공간 확보가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수직공항도 설계하고 있다. (사진=리오 플라이트)

리오 플라이트는 항공기 외에도 버티스톱(Vertistop)으로 명명된 기존의 어떤 도시 인프라와도 쉽게 통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플라잉카용 수직공항도 설계했다.

리오 플라이트의 목표는 올해 완전한 기술 시연기를 제작해 비행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탄소 섬유 바디로 실물 크기의 후속 시제품 제작에 돈을 댈 투자자를 찾고 있다. 이 회사는 투자를 받아 실물 크기의 시제품을 제작하는데 7~9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아틀라스는 리오 플라이트의 시제품 개발 보도 이후 이 회사는 매일 여러 차례 예약주문과 함께 투자자 연락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리오 플라이트는 미연방항공청(FAA) 인증을 신청하고 자사 항공기를 부분적으로 제작된 키트로 판매할 예정이다. 주문받은 항공기의 예상 제작 시간은 20~40시간이다. 리오 플라이트는 연간 항공기 수요량이 100대 미만이어도 각 항공기 가격이 30만 달러(약 3억860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타르는 이 항공기를 29만 달러(약 3억7300만원) 이하의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리오 쿠페’가 개인용, 주문형(앱 사용) 첨단항공교통(AAM) 서비스, 화재 구조, 의료, 경찰, 관광, 군사 및 지역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일에 이상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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