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100억달러 투입 ‘e스포츠 섬’ 만든다···‘세계 게임 허브’ 야망

아부다비의 스카이 라인. (사진=위키피디아)

중동은 지난 30년간 가장 큰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 산업을 계속 지지하고 키워가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이 지역의 인구의 60% 이상이 게이머이고, 그 결과 중동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게임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수를 가진 곳 중 하나가 됐다. 이런 가운데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가 세계 최고 게임산업과 선수들을 끌어들이고 이 분야에서 자국 인재들을 부각시키기 위해 인상적인 긴 투자 목록에 e스포츠 섬(게이 섬)을 추가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코롤레프에 본사를 둔 트루 게이머즈는 아부다비에 세계 최초의 e스포츠 섬을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UAE는 이 산업에 큰 투자를 하고 있으며 지역 및 국제적인 이분야 인재들이 e스포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되도록 하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시작은 러시아 코렐로프에 본사를 둔 트루 게이머즈는 최근 아부다비에 e스포츠 섬(gaming island)을 건설하기 위해 아부다비에 2억 8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이었다. 이 가치만도 곧 10억달러가 넘어설 수 있다. 여기에 UAE가 자국을 세계 게임 허브로 만들기 위해 수도 아부다비에 무려 100억달러(약 14조원)를 투입해 게임 아일랜드를 구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디즈니랜드 건설 비용을 현재 시세로 환산한 비용인 60억달러보다도 더 많은 액수다.

급부상하는 UAE 아부다비의 e스포츠 허브화 움직임은 어떤 구상으로 이뤄지는 걸까. 세계 e스포츠 최강국이라는 우리에게는 별 영향이 없는 걸까.

15일(현지시각)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에 따르면 모하메드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문화관광부 위원장은 이미 국가가 지원하는 사업과 민관 협력 사업을 통해 100억 달러(약 14조 원)가 넘는 인프라 투자가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주목할 것은 이 e스포츠 섬이 단순한 게임이나 오락을 위한 수준이 아니라 UAE 정부의 원대한 계획인 ‘아부다비 비전 2030’ 계획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점이다. 즉, 석유 수입에 덜 의존하고 지식과 관광에 더 의존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당연히 국가사업으로 엄청난 지원과 노력이 투입될 것이다.

거대한 비전

아부다비에 지어질 e스포츠 섬(게이밍 아일랜드) 렌더링. (사진=트루 게이머즈)

투루게이머지의 프로젝트 구상이 UAE 정부가 엄청난 인프라 투자 계획과 맞물리면서 중동 지역 e스포츠 허브화가 본격 시동을 건 모양새다.

이는 아부다비 인근의 개인 섬을 인수하고 배틀그라운드(PlayerUnknown‘s Battlegrounds)에서 영감을 받은 낙하산 점프 체크인과 같은 독특한 경험을 만드는 것을 포함하는 프로젝트의 야심찬 목표 실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야심찬 프로젝트의 로드맵은 두 개의 고층 빌딩을 건설하는 것을 포함한다. 하나의 타워는 디지털 기술과 혁신 작업 공간을 수용할 것이고, 다른 하나는 리조트 호텔이다.

이 게임 아일랜드에는 글로벌 및 지역 토너먼트를 위한 최첨단 e스포츠경기장(아레나)이 세워진다. 트루 게이머즈 아레나(True Gamers Arena)는 대부분의 토너먼트를 개최하는 곳이 될 것이다. 이 곳에는 컨퍼런스와 전시를 위한 많은 공간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콘솔 존, 많은 게임용 PC 및 스트리밍 지역도 갖출 것이다.

프로게이머와 팀을 위한 GG(GoodGame) 부트캠프와 같은 전문 교육 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부트캠프에는 최첨단 게임용 PC 뿐만 아니라 분석 도구를 갖추게 된다.

심지어 인플루언서와 게임 개발자를 위한 전용 콘텐츠 제작 공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수면 또는 휴식 시간을 위한 격리된 휴식 공간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게이머들은 또한 균형 잡힌 영양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독특하고 호화로운 최고급 호텔은 게임 커뮤니티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e스포츠를 주제로 건설될 계획이다.

이 GG 리조트의 경우 게임용 컴퓨터를 갖춘 200개의 객실을 자랑하게 된다. 이 숙박시설은 해변을 바라보고 있으며 수영장뿐만 아니라 게이머들이 긴장을 풀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고 한다.

아부다비 게임섬 구축은 자연스런 흐름

2022년 두바이에서 열린 e스포츠 행사 홍보 이미지. (사진=두바이관광청 인스타그램)

아부다비의 e스포츠 섬에 대한 지원은 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기에 이루어졌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는 지난 한해 동안 e스포츠 매출이 2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 매출의 대부분이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했다.

이 독특한 e스포츠 목적지는 아부다비의 야스 섬(Yas Island) 근처에 건설될 예정이다.

e스포츠 섬의 예정지 위치는 알 라하(Al Raha)다. 이곳은 자이드 국제공항(Zayed International Airport)과 가깝고 야스 섬의 주요 관광지 근처에 있어 입지로 손색이 없다.

야스는 세간의 이목을 끄는 여러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후, 세계적인 스포츠 중심지로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는 UFC 종합격투기 카드, 포뮬러 1 시즌 피날레, DP 월드 투어 골프 토너먼트, 그리고 NBA 시범 경기가 포함된다.

게다가 아부다비는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한 설득력있는 기록과 경험도 있다. 최근에는 블라스트 프리미어 월드 파이널을 두 번째로 개최했다. 이는 100만 달러(약 14억원)의 상금이 걸린 국제 대회였다.

안톤 바실렌코 트루게이머즈 대표 겸 공동창업자는 “트루 게이머즈는 e스포츠 아일랜드 개발에 앞서 MENA 지역의 e스포츠 지형과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의 성장 궤적에 대한 종합적인 시장 분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심층 분석은 우리에게 제안된 비즈니스 모델이 e스포츠 아일랜드을 현실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을 준다고 말했다.

e스포츠 뿐만 아니다

주목할 점은 e스포츠 섬의 개발이 단순한 게임이나 오락 그 이상의 것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UAE 정부의 ‘아부다비 비전 2030’ 계획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즉, 석유 수입에 덜 의존하고 지식과 관광에 더 의존하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모하메드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문화관광부 위원장은 이미 국가가 지원하는 사업과 민관 협력 사업을 통해 100억 달러(약 14조 원)가 넘는 인프라 투자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제 e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UAE 정부의 경제 목표를 증진시킬 것이다.

로버트 샐러먼 아부다비 뉴욕대학교 NYU 스턴 경영대 학장은 “UAE의 경제 모델이 독특하고 참신하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는 “개발도상국의 전통적인 모델은 수출주도 성장이었다”며 “아부다비는 ‘석유에 기반을 둔 개발도상국 경제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지식에 기반을 둔 경제로 곧장 가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e스포츠 섬 프로젝트는 아부다비의 접근 방식과 일관된다”고 덧붙였다.

UAE는 또한 자국 수도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도구들을 휘두르고 있다. 어쨌든 곧 지어질 게임 아일랜드는 잠재적으로 세계적 e스포츠 허브를 재정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고 e스포츠 강국 한국에는 영향 없을까

사우디 아라비다가 파퓰러스와 함께 추진중인 네온빛으로 빛나는 키디야 게임·e스포츠 아레나 렌더링. (사진=파퓰러스)

게임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는 나라는 UAE뿐만이 아니다.

알려졌다시피 또 다른 중동국가인 사이디 아라비아도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우디는 오는 8월 개최될 e스포츠 월드컵에 대비해 수도 리야드 도심 외곽 사막지대인 키디야(Qiddiya)에 5억 달러를 들여 게임·e스포츠 단지를 조성중이다. 최대 25개 e스포츠 클럽이 숙식 및 훈련을 할 수 있는 공간과 관객 7만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4개의 e스포츠 경기장이 건설되고 있다.

사우디는 빈살만 왕세자 주도로 UAE보다 앞서 게임을 미래 산업으로 점찍고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을 본격 육성중인 나라다. 오는 2030년까지 이 산업에 38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사우디 국부펀드(PIF) 산하 ‘새비 게임즈 그룹’은 몇 년전 유럽 e스포츠 업체인 ESL과 페이스잇을 15억 달러에 인수했다. 지난해 2월에 중국 e스포츠 토너먼트 운영 회사 VSPO에 2억 65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4월에는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인 스코플리를 49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미 중동 오일머니가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소프트, 넥슨 등에도 다량 투입된 것도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게다가 지난해 말 국제e스포츠연맹(IeSF) 협회장에 파이살 빈 반다르 빈 술탄 알 사우드 사우디 전자·마인드스포츠 연맹(SAFEIS) 회장(사우디 왕자)이 선임됐다. 부회장은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이 맡고 있다. IeSF는 지난 2008년 한국이 주축이 돼 창립됐고 이후 10년간 우리나라가 회장직을 맡았던 단체다.

UAE가 e스포츠에 100억달러나 투자해 게임 및 e스포츠 허브가 될 섬을 구축한다는 점은 한국의 e스포츠 종주국의 위상과 지위를 위협할 수도 있다.

이쯤에서 우리 정부도 e스포츠 종주국의 지위 유지 차원에서 경계심을 갖고 중동국가들을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찬찬히 모색할 시점도 된 것 같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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