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이 품게 될 '홈 IoT', 프롭테크 산업 업그레이드 촉발

부동산 플랫폼 기업 직방이 삼성SDS의 홈 IoT(사물인터넷) 사업 인수를 추진 중이다. 프롭테크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두고 산업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다.

홈IoT 서비스로 대표될 수 있는 '스마트홈' 시장은 전자·가전 업계와 통신사, 건설사 위주로 형성돼 왔다. 서비스 초기인 2015년 전후로 통신사는 홈IoT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었었고, 이후 건설사와의 협업 사례를 속속 발표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글로벌 전자·가전 기업들 역시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했고, 보일러 업계와 보안 업계 등 '집'과 관련된 모든 업계가 스마트홈 관련 서비스를 내놓으며 시장을 키워왔다.

LG전자의 '스마트씽큐 허브 2.0'(왼쪽)과 삼성전자의 '패밀리허브 스마트홈' 이미지.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올해 85조원 이상의 규모로 예상된다. 홈IoT와 직접 연관되는 산업 분야 외에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시장 전체를 포함한 전망치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는 지난해인 2020년 78조 2837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0.4% 성장했으며, 오는 2023년에 100조원 규모로 연평균 8.4%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홈 시장 규모가 커지고는 있지만, 해당 분야에서 뚜렷한 선도기업이 등장하지는 않았다. '집'이라는 주거환경에 포함된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특정기업이 절대강자가 되는 시장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보다는 협업 모델 비즈니스가 중요하다. 그래서 스마트홈 시장은 가전, 단말기 제조사, 통신, IT 기업들이 통합형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전략적인 협업이 활발하다.

통신 업계에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홈Io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초기에는 스마트폰과 TV를 연동하는 수준으로 출발했고, 차츰 스마트폰으로 조명이나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서비스로 발전했습다. 이후 건설사와의 제휴를 통해 집 전체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수준까지 왔다.

더 나아가 스마트카 및 AI 개인비서와의 연계 등 개인비서 플랫폼 분야로 확장되고 있어, 홈IoT를 근간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확장성이 크다.

이러한 가운데, 직방이 삼성SDS의 홈IoT 사업 인수 소식이 들려왔다. 직방은 부동산 플랫폼 사업자이기 때문에, 홈IoT를 품게 되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홈을 부동산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직방은 지난 6월 '온택트파트너스'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온택트파트너스는 직방을 디지털 도구로 활용해 비대면(온라인)으로 부동산 정보조회·매매·계약·수리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일각에서는 이 서비스가 공인중개사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논란도 있다. 일단 이 부분은 제외하고,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부동산 거래부터 주거 관리까지 주거 형성 프로세스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라는 관점이다.

직방의 온택트파트너스 개념도. 홈IoT 적용시 완성도가 높아진다.

이렇듯 직방이 추구하는 주거 형성 프로세스의 완성에는 홈IoT 기술이 필요하다. 단순 중개 서비스를 넘는 주거 관리를 위해서는 IoT 센서와 플랫폼을 갖춰야 한다. 이로써 스마트홈, 보안 및 제어시스템, 임차인 관리, 기물 수선 등 종합 부동산 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부동산 매물을 VR로 둘러보고 계약을 맺는 수준에서 벗어난 진짜 프롭테크로의 재탄생을 예고한다고 기대해 볼만 하다.

직방은 현재 삼성SDS의 홈IoT 사업부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아직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팔려는 측의 매각 의지가 확실하고 직방 역시 완성도 있는 프롭테크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라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이 높다.

삼성SDS는 유일한 B2C 사업인 홈IoT를 처분하고 자사의 주력 사업 영역인 B2B 분야에 집중하는 것을 선택했다. 관련 임직원을 포함한 사업부 통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16년에 매각을 추진했던 전례도 있다.

지난 6월 안성우 직방 대표가 10주년 미디어데이에서 새로운 프롭테크 모델인 온택트파트너스를 발표하고 있다.

직방은 홈IoT 사업부 확충 후, 자사의 부동산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통해 홈네트워크 서비스와 스마트도어락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홈IoT 서비스로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 및 건물의 최적화 업종을 추천하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도 가능하다. 사무실과 오피스텔 등 상업시설 및 업무용 부동산 IoT 서비스 개발도 전망되는데, 실제로 직방의 채용공고를 보면 출입문·전기·조명·냉난방 제어, CCTV 서비스, 재실관리 및 분석 등 IoT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있다.

직방 관계자는 "인수 논의를하고 있지만 시작 시점이다. 실사 기간이 있는 만큼 양사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라며 원론적 입장을 내놓았다.

삼성SDS 홈IoT 사업부가 출시한 '와이파이 일체형 IoT 스마트 도어록'

관련 업계에서는 직방이 홈IoT 조직을 갖추면 기존 통신사와 건설사 위주의 스마트홈 시장에 다양성이 더해져 스마트IoT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스마트홈 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다. 직방이 뛰어들 경우, 통신사와의 협업 등 시장 파이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클레이튼 핀시아 통합 체인 신규 브랜딩 ‘카이아(kaia)’ 공개, 탈중앙화금융 강화 통해 아시아 1위 메인넷 로드맵 소개

토종 글로벌 레이어 1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과 핀시아(Finschia)의 통합 블록체인 추진 협의체 ‘프로젝트 드래곤(Project Dragon)’이 30일 신규 브랜딩 ‘카이아(kaia)’를 공개했다.

[생성형 AI 붐 시대②] 양날의 검 AI···활용 성과 및 리스크

AI 활용의 효율성 속에서도 아직 주 사용자인 기업들에게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기업은 AI를 활용하면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동시에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고 불안해 하고 있다. 페이크AI의 부작용 같은 것이 그것이다. 이에 각국 정부가 AI책임 규범을 만들고 있다.

AI로 ‘한 세대 한번’ 뿐인 기회를 잡은 ‘구글·유튜브’

구글이 지난해 법무부가 기소하면서 시작된 반독점 재판과 기업이 야심차게 출시한 새로운 AI 도구가 사실상 흥행 실패한 가운데, 알파벳은 사상최초로 배당금 700억달러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다양한 악재 속에서도 알파벳은 적극적으로 생성형 AI 프로젝트에 리소스를 전환하면서 ‘한 세대 한번’ 뿐인 기회를 잡았다.

[생성형 AI 붐 시대①] 생성형 AI 산업 대폭발과 그 주변

AI 인덱스 보고서가 보여주는 AI 분야 경쟁 트렌드와 활용 및 과제 등을 포함하는 주목할 만한 15개 지표는 ▲생성형 AI투자 폭발 ▲폐쇄형 모델이 개방형 모델 성능 능가 ▲이미 매우 비싸진 파운데이션 모델 ▲미국이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에서 선두 국가로 자리매김 ▲구글이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 기업 가운데 독주 ▲AI 경쟁에 따른 무거운 탄소 발자국 발생 부작용 ▲AI 개발자들의 인종적 다양성, 일부 진전 ▲포춘 500 기업 조사결과 최소 1개 사업부가 AI 구현 ▲AI를 사용한 기업들의 비용 축소 및 매출 증가 ▲업계가 새로운 AI 박사 학위자들 채용 ▲기업들의 AI리스크 인식 ▲아직까지 인간을 능가하지 못한 AI ▲잇단 AI 책임 규범 개발 ▲법이 AI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한편으로 제약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AI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