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차트가 귀여운 그림과 만났을 때

그림을 활용한 데이터 시각화 사례 모음🖌️

여러분은 ‘시각화 차트’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x축과 y축, 숫자, 그리고 도형 등이 떠오르는데요. 너무나 익숙한 구성 요소들이지만, 때로는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식상하지 않게 데이터를 표현할 방법은 없을까요?

뉴스젤리는 누구보다 빠르게 시각화 트렌드를 읽기 위해 최신 시각화 사례를 찾아다니는데요! 시각화 사례 중 ‘그림’을 활용해 데이터를 독특하고 재미있게 표현한 사례를 발견했습니다. 여러분과도 공유하고 싶어 시각화 차트에 그림을 활용한 사례를 모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보았는데요. 차트와 그림이 만나면 어떤 모습일지, 함께 알아볼까요?

1. 작은 그림으로 차트에 재미 요소 더하기

먼저 그림과 차트의 만남에 대한 간단한 시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거창한 방법 없이 그저 차트 옆에 작은 그림을 더해 주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돋울 뿐만 아니라 설득력을 높일 수  있어요!

데이터 시각화 사례
제프 베조스의 재산을 비율로 나타낸 차트 (출처 : Mona Chalabi)

첫 번째 사례는 데이터 저널리스트 모나 찰라비(Mona Chalabi)의 ‘제프 베조스의 부를 상상하는 9가지 방법 (9 ways to imagine Jeff Bezos’ wealth)’ 작품입니다. 2023년 삽화 보도 및 논평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시각화 작품인데요! 작품에 포함된 9가지의 시각화 중 하나의 차트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위 차트는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의 재산 규모를 자산 유형별로 시각화한 것입니다. 전체 데이터의 100%를 의미하는 막대를 자산 유형에 따라 조각으로 나눈 100% 누적 막대 차트로 시각화했는데요! 위에서부터 각 조각은 현금, 사모 자산, 공개 거래 자산을 의미하며, 조각의 크기에 따라 각 자산 유형이 전체 자산 중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습니다. 공개 거래 자산 영역이 매우 큰 것을 보아 베조스의 자산 중 대다수가 주식 등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차트의 상단을 보면 베조스를 연상시키는 남자가 차트 속으로 다이빙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그림은 점차 어두워지는 청록색의 막대와 어우러져서 수영장 물의 깊이를 떠오르게 하는데요. 베조스의 자산을 수심이 깊은 다이빙풀에 비유해서, 베조스의 막대한 재산 규모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여요.

* 사모 자산 : 상장되거나 공개적으로 거래되지 않는 투자 자산 

다음은 미국의 통계학자이자 데이터 시각화 전문가인 네이선 야우(Nathan Yau)의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인 ‘팬데믹 기간의 육아 및 작업 스케줄 (Parenting and Work Schedule During the Pandemic)’ 에 포함된 시각화 차트를 살펴보겠습니다! 팬데믹 이전과 팬데믹 이후의 하루 일과를 차트로 표현하여 비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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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의 시간 분포를 나타낸 시각화 (출처 :Nathan Yau)

위 차트는 하루 24시간 중 개별 일과에 할당되는 시간의 분포를 나타낸 시각화입니다. 세 개의 행은 일과의 종류를, 가로로 뻗어 있는 24개의 셀은 하루 24시간을 나타내는데요. 행마다 일과별 데이터의 유무에 따라 색을 다르게 칠해 데이터의 분포를 표현한 일종의 히트맵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루 24시간 중 각 일과가 진행되는 시간이 어느 시간대인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차트의 왼편에는 차트를 설명하는 짧은 글과 함께 귀여운 눈 모양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일할 때는 아래를 보는 눈 모양, 잘 때는 감고 있는 눈 모양, 가족과 보내는 시간에는 또렷하게 뜨고 있는 눈 모양을 그림으로 표현해, 각 일과의 특징을 귀엽게 표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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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의 시간 분포를 합친 시각화 (출처 :Nathan Yau)

이 사례의 콘텐츠 중에는 앞서 보았던 3개의 행을 하나의 행으로 합쳐서 구성된 차트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자정부터 시간 흐름에 따라 눈의 모양이 달라지는 순서를 파악할 수 있어서 데이터의 의미가 더욱 와닿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 일과 속 눈 모양도 같은 순서였던 것이 떠올라서 말이죠! 데이터를 시각화한 것 자체로도 의미 있지만, 그림을 더해서 보는 이들의 공감까지 이끌어낸 시각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차트의 시각화 요소를 그림으로 표현하기

차트의 시각화 요소를 그림으로 표현해 본다면 어떨까요? 시각화 차트는 다양한 형태의 시각화 요소를 포함합니다. 막대 차트 직사각형 막대, 파이 차트의 원 등이 시각화 요소에 해당하는데요! 이런 시각화 요소 대신 그림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영국의 정보 제공 기업 로이터(REUTERS)의 ‘잔디 코트는 지금 대회 중입니다 (The grass courts are now in session)’ 콘텐츠에서 발견한 시각화 차트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 콘텐츠는 세계 4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윔블던 선수권 대회에서 사용하는 잔디 코트에 대해 소개하는 콘텐츠인데요! 잔디 코트의 특징과 다른 세계 4대 대회의 코트들과의 다른 점 등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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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별 잔디 높이의 차이 시각화 (출처 : Reuters)

위 차트는 장소별 잔디 높이의 차이를 시각화한 것인데요. x축은 잔디가 자라는 장소, y축은 잔디의 높이를 나타냅니다. 왼쪽부터 가정집, 야구장, 미식축구장, 테니스장, 그리고 골프장의 잔디를 의미해요. 이 차트에서는 잔디 높이 데이터를 잔디 그림으로 나타냈는데요! 장소별 잔디 그림의 높이를 비교하여 데이터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또, 차트 영역 안에 그려진 테니스공 그림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이 시각화 차트가 활용된 콘텐츠의 주제가 테니스 대회장의 잔디 코트였기 때문에, 테니스장과 관련된 데이터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여요. 따라서 차트를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테니스공으로 시선을 옮기고, 테니스장의 잔디 높이가 다른 장소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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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지도자들의 키 비교 시각화 (출처 : South China Morning Post)

다음으로 소개할 시각화 사례는 홍콩의 언론사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의 ‘지도자 키 순위:어떻게 측정할까요? (Leader heights ranked:how do you measure up?)’ 콘텐츠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키 데이터를 모아 오름차순으로 시각화한 인터랙티브 차트인데요! x축은 역대 지도자들의 이름을, y축은 미터(meter) 단위의 키를 표현하고 있어요. 

재미있게도 각 지도자의 키를 표현할 때 막대가 아닌 지도자마다의 초상화를 사용했는데요! 루이 14세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익숙한 얼굴이 보이니 차트를 읽는 게 더욱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각 인물의 그림은 노란색 색이 칠해진 경우와 투명하게 비어 있는 경우로 나뉘는데요. 전자는 현재 살아 있는 인물, 후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인물로 구분되어서, 과거의 지도자와 현대 사회의 지도자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인상 깊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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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키를 입력해서 ‘You’ 그림의 사이즈 조절 (출처 : South China Morning Post)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사례에는 사용자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터랙티브 요소가 더해져서 더욱 흥미로웠는데요! 사용자가 자신의 키를 입력하면, ‘You’라고 표시된 그림의 크기가 입력한 키만큼 조절되어서 사용자와 지도자들의 키를 비교해 볼 수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그림으로 시각화 요소를 대체하면 정확한 데이터 수치의 파악은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도자들의 키와 생사 여부’라는 단순한 데이터를 주목할 만한 데이터로 탈바꿈하는 데에는 그림이 효과적인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굴을 몰랐던 인물을 새롭게 알게 될 수도 있고, 이미 알고 있던 인물을 다시금 떠오르게 하는 등 생각을 확장해 주기 때문이죠!

마지막 사례는 인스타그램에서 흥미로운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를 제작해 업로드하는 계정인 ‘서리얼 데이터비즈(SurReal Dataviz)’의 작품입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Gucci)와 협업하여 환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브랜드의 노력을 데이터 시각화 작품으로 표현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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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크롬 태닝을 하지 않은 가방의 비율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 시각화 (출처: SurReal Dataviz)

구찌의 메탈 태닝 혹은 크롬 태닝을 하지 않은 가죽 사용 비율을 시각화했습니다. 메탈 태닝, 크롬 태닝은 가죽 제품을 효율적으로 대량 생산 하기 위한 가죽 가공법인데요. 생산 과정에서 환경 오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찌에서는 이 가공법을 사용하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는 비율을 높이고 있다고 해요. 그 과정에서 수집한 ‘시점별 메탈, 크롬 태닝을 하지 않은 가죽의 사용 비율 데이터’를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림에서는 왼쪽부터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서 메탈, 크롬 태닝을 하지 않은 가죽의 사용 비율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비율 데이터를 가방끈의 길이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가방끈이 짧을수록 사용 비율이 낮고, 가방끈이 길수록 사용 비율이 높은 것으로 표현했어요. 가방으로 유명한 구찌 브랜드의 특성을 그림을 통해 직관적으로 전달하면서도, 데이터의 변화를 임팩트 있게 나타냈는데요! 브랜드에서 제품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예전부터 지금까지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드러나는 표현입니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사진이 더 큰 힘이 있다고 하는데, 같은 맥락에서 그림이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 차트 영역의 배경에 그림 넣기

마지막 사례의 유형은 차트 영역의 배경에 그림이 들어간 경우입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차트의 배경은 흰색 또는 단색인데요! 그래서인지 차트의 배경이 다른 그림이 될 수 있다고 상상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차트 영역의 배경으로 그림을 활용하면 정형화된 차트와는 다른 스타일의 시각화로 데이터의 주제나 의미를 더 직관적이고,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는데요. 아래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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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 등장인물에 성별에 따라 언급되는 신체 부위의 차이 시각화 (출처: The pudding)

위 시각화는 데이터 저널리즘 디지털 출판사인 ‘더 푸딩(The Pudding)’의 ‘문학에서 정의하는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특성 (The physical traits that define men & women in literature)’ 콘텐츠에 포함된 시각화입니다. 이 콘텐츠에서는 문학에서 성별에 따라 주로 언급하는 신체 부위와 그를 묘사하는 형용사가 특정적이며, 고정관념을 가지게 만든다는 것을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설명하고 있어요.

사례에서 볼 수 있는 주황색, 파란색 원들은 문학에서 등장인물의 성별에 따라 언급되는 신체 부위의 빈도수를 시각화한 것입니다. 여성은 주황색, 남성은 파란색 원으로 구분했고, 각 신체 부위의 언급 빈도수에 따라 원의 크기를 다르게 표현했어요. 

데이터의 크기를 원의 크기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버블 차트의 형태를 띄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버블 차트의 배경에 인체 모양의 그림이 사용되었다고 보면 이 시각화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특히 각 원들의 위치는 실제로 해당 신체 부위가 위치한 곳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신체 부위의 언급 빈도가 높은지 파악하는 것에서 나아가 각 신체 부위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어서 데이터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성은 가슴, 허리, 엉덩이, 허벅지 등의 신체 부위가 가장 자주 언급되었고, 남성은 엄지손가락, 등, 주먹 등의 신체 부위가 가장 자주 언급되었음을 알 수 있어요. 

에디터의 한마디

지금까지 시각화에 그림이 활용된 여러 사례를 살펴보았는데요! 조그만 그림이 차트에 더해져 활력을 주기도 하고, 시각화 요소를 대신한 그림이 차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한 폭의 그림이 차트의 배경이 되어서 정형화된 차트로는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하는 데이터의 특성을 반영하기도 했어요. 그림을 활용하는 방식은 모두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데이터 자체의 의미를 보다 설득력 있게 만들어 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의 뇌는 텍스트 정보보다 이미지 정보를 쉽고 빠르게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소개해 드린 사례들은 제 기억 속에 오랫동안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림을 활용한 데이터 시각화에도 차트의 세부적인 수치보다는 데이터와 차트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고 싶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뉴스젤리 브랜드마케팅팀

help@newsje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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