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는 왜 티저 영상에 키트를 등장시켰을까?

여러분은 '키트'를 아시나요? 키트라는 단어로 자가 진단 키트라던가 조립 용품 대신 '자동차'를 떠올렸다면 아마도 X세대에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최근 첨단 전자제품의 각축장이라는 CES 2023에 난데없이 키트(KITT)가 이슈가 됐습니다. 그것도 BMW가 만든 티저 영상에서요.

BMW가 생각하는 미래 자동차는?

이 티저 영상이 등장하고 영상 속의 'DEE'는 BMW가 만든 새로운 AI일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습니다. 전격 Z작전의 키트처럼 대화가 가능하고, '키트 이리 와'라고 손목시계(요즘으로 치면 스마트워치)에 대고 말하면 자율주행으로 내가 있는 곳까지 알아서 오는… 그런 미래를 현실이 되게 하는 AI가 바로 DEE라는 거죠. DEE 역시 '빅스비'나 '시리'와 같은 이름이 아닐까 하는 예상이 많았구요.

그런데 실제로 발표한 DEE는 좀 다른 모습입니다. 이미 2022년의 CES에서도 큰 화제가 됐던 E-Ink 기술이 진보된 모습입니다. 아래의 영상을 한번 보시죠.

이 콘셉트카의 공식 명칭은 i Vision DEE입니다. DEE는 디지털 감성 경험(Digital Emotional Experience)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영상에서도 알 수 있듯 E-Ink를 통해 다양한 감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전면부는 마치 자동차가 표정을 짓는 (키트가 그랬듯이) 것 같은 표현도 가능하죠.

콘셉트카인만큼 실제 양산이 될 때의 모습은 상당히 다르겠지만, BMW가 생각한 미래 자동차는 대화가 가능하거나 자율주행 같은 것보다는 마치 살아 있는 생물(카멜레온?)처럼 변신을 하는 것인 모양입니다.

근데 왜 제목이 '전격 Z작전'일까?

데이비드 핫셀호프가 주연을 맡은 이 시리즈의 원제는 '나이트 라이더(Knight Rider)'입니다. 여기서 나이트는 주인공의 성(姓)이자 기사라는 중의적인 의미로 쓰였을 건데, 우리말로 번역하기는 좀 난감하죠.

KBS에서 이 드라마를 방영할 때(1985~)의 제목은 '전격 Z작전'이었는데요. 근데 왜 하필 'Z작전'일까요? 너무나 익숙한 이름이었지만 갑자기 궁금해져서 나름 추리를 해봤는데요. 이에 대한 아래의 내용은 순수한 제 뇌피셜입니다.

일단 이 드라마가 방영된 것은 1980년 대입니다. 일본대중문화 개방(1998년)이 되기 한참 전이며, 마징가 Z가 한국 애니메이션인 줄 알고 한일전 축구 경기 중 '마징가 쇠돌이~'하는 주제가를 응원가로 불렀다가 망신을 당했다는.. 그런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오던 때죠. 한국의 드라마나 코미디들 상당수가 일본 것을 그대로 베낀 것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런 시대임을 감안했을 때, 저는 'Z작전'의 기원도 마찬가지로 일본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럼 일본에서 'Z작전'은 어디에서 시작된 건가 알아보기 위해서는 '러일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요. 일본을 얕보다가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유럽을 지키는 주력 해군인 '발트 함대'까지 불러들여 승부수를 띄웁니다. 하지만 당시 일본연합함대의 사령관인 '도고 헤이하치로'가 쓰시마 해전에서 큰 승리를 거두게 되죠.

이 해전에서 일본의 일방적 승리로 일본은 세계열강으로 부상하고, 러시아 제국은 몰락(러시아 혁명)하는 계기가 되죠. 이때 도고 헤이하치로가 자신이 타고 있는 기함에 걸었던 깃발이 'Z기(아래 그림)'입니다.

선박 간의 소통을 위한 국제신호기인 Z기

사실 Z기 자체는 일본에서 만든 것은 아니고, 국제적으로 선박 간 의사소통을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신호기인데요. 당시 일본에서는 내부적으로 'Z'에 따로 의미를 할당했었다고 합니다. 간단히 말해 결사적으로 싸우라는 뜻이죠.

여튼, 이때 이후 Z기는 승리의 상징이 되고 일본은 태평양전쟁 당시 중요한 전투 계획마다 'Z작전'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태평양전쟁 후에 일본은 전쟁을 하지 못하게 됐지만(부전의 맹세) 각종 메카닉 장르들을 통해 태평양 전쟁에서의 여러 메타포를 계승하며 대리만족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Z작전'도 이런 서브컬처들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한국까지 흘러들어왔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럴듯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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