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조만간 인간을 모두 대체하기 어려운 7가지 이유

지난해 11월말 인공지능(AI)모델인 챗GPT가 발표된 이래 인류사회는 인터넷 이후 가장 큰 변화라며 AI의 위력에 크게 놀라워하며 열광하고 있다. 특히 AI가 인간의 일을 얼마나 많이 대체하게 될지가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지난달 오픈AI와 펜실베이니아대가 공동연구한 결과 미국 일자리의 최대 80%가 향후 몇 년 내에 챗 GPT와 AI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설령 AI가 사람의 일을 대신한다 하더라도 ‘곧’(soon) 모든 사람의 일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란 반대 전망과 그 근거도 만만치 않다. 따져본 결과 가장 큰 이유로는 AI 모델 실행에 여전히 비용이 많이 들고, 사용하기 어렵고, 자주 잘못을 저지르는 점 등이 꼽혔다. 그래서 정말로 AI가 모든 인간의 일을 대체하기까지엔 꽤 시간과 비용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IEEE스펙트럼은 그 이유를 7가지 정도로 요약했다.

연구자들조차 AI 혁신 사용 준비 안됐다···광범위한 확산은 아직

아마존 창고에 설치된 이 회사의 기계학습을 통해 물건을 집는 픽킹 로봇 ‘스패로우’. (사진=아마존)

“창고내 전자상거래 주문품 처리를 포함한 모든 작업을 자동화해야 할까?”

지난달 말 일론 머스크, 스티브 워즈니악, 앤드루 양 등 1만 명이 넘는 서명자를 보유한 미래생명연구소(FLI)가 거대 AI 실험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제기한 여러 질문 중 하나다.

다소 과장되긴 했지만 극단적으로 들린다. 그렇지만 과연 AI가 어떻게 모든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사용될 것인가? 그게 바람직한지 아닌지는 차치하고 과연 그게 가능할까가 궁금해진다.

IEEE가 만난 더글러스 킴 매사추세츠공대(MIT) 커넥션 사이언스 연구소 펠로우는 아직 AI 사용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꼽으며 아직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진짜 장벽은 우리가 오픈AI와 구글 바드에서 본 것 같은 일반화된 AI 기능의 출현이 인터넷이 일반화되거나 클라우드인프라 서비스가 가능해진 초기와 유사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은 아직 제안된 대로 수억 명의 노동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킴 펠로우는 혁신적 기술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지만, 유용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일반적으로 광범위한 채택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생성 AI가 얼리 어답터의 핵심 고객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특정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오그멘트닷씨오(Augment.co)의 AI 책임자인 매튜 커크도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것은 인터넷 초기에 일어났던 것과 유사하다. 그것은 완전히 뒤죽박죽된 아이디어들이었고, 기준도 없었다. 인간이 사람들이 따르는 기준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협력이 필요하다. 심지어 시간을 측정하는 것과 같은 평범한 것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고 말했다.

표준화 문제는 AI 발전의 골칫거리

AI가 인간의 일을 모두 대체하기까지엔 표준화의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협동로봇이 인간과 함께 일하는 모습이다. (사진=유니버설로봇)

AI가 인간의 일을 모두 대체할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표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각 AI업체들이 AI 모델을 훈련하고 결과를 미세 조정하는 데 사용되는 방법은 비밀로 유지되고 있어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

일례로 오픈AI는 GPT-4의 수많은 표준화된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자랑했다. 하지만 이 AI 모델이 테스트를 진정으로 이해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정답을 재현하기 위한 훈련을 받은 것인지 궁금해진다.

또한 일부 연구자들은 특정 업체의 AI모델이 해답이나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됐을 방법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AI도구를 광범위한 활용위해 필요한 HW설계 및 생산도 과제

AI가 인간의 일을 완전히 대체하려면 AI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도록 하기 위한 하드웨어 설계 및 생산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사진은 엔비디아의 A100 텐서코어 GPU. 개당 가격이 1300만원에 이른다. (사진=엔비디아)

표준에 합의할 수 있더라도 또다른 어려운 과제가 있을 수 있다. 즉, GPT-4나 다른 생성 AI 시스템과 같은 거대 언어 모델(LLM)에 기반한 AI로 작동하는 툴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데 필요한 물리적 하드웨어(HW)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옵티버의 글로벌 리서치 인프라 책임자인 루카스 A. 윌슨은 “AI 산업계가 가능한 한 가장 복잡한 LLM을 생산하기 위한 ‘군비 경쟁’에 들어갔다”고 믿는다.

실제로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가뜩이나 부족하다는 개당 최소 1만달러(약 1300만원)이나 하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칩(GPU) ‘A100’을 1만개나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언론은 이 소식이 알려진 지 며칠 만에 그가 X.AI란 이름의 AI회사를 설립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현상은 AI모델을 교육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리소스를 빠르게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윌슨은 “AI 공간의 혁신 속도는 즉시 적용 가능한 컴퓨팅 연구가 현 기술 산업계의 새로운 HW 기능 개발 능력보다 앞서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HW 공급업체는 AI 개발자의 요구를 따라잡아야 한다. 나는 공급업체들이 그 가까운 미래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개발자들은 한계에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당신처럼 AI도 공짜로 일하지 않는다

AI 기반 서비스가 대중화되더라도 비용은 여전히 증가한다. 이는 개발자들에게 어려운 선택을 하도록 강요한다. 챗GPT4(연록색)는 챗GPT3.5보다 뛰어난 시험 성적을 보인다. 하지만 이 뛰어난 AI모델들의 개발에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사진=오픈AI)

강력한 LLM을 처음부터 교육하는 것은 독특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이는 자금력이 풍부한 대규모 조직에서만 가능하다.

기존 모델을 활용하는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하다. (예를 들어, 오픈 AI의 챗 GPT-3.5 터보는 API 액세스 가격을 750개의 영어 단어당 약 0.002달러로 책정하고 있다.)

그러나 AI 기반 서비스가 대중화되더라도 비용은 여전히 증가한다. 어느 경우든 AI를 무제한 사용토록 해 출시하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기에 개발자들에게 어려운 선택을 하도록 강요한다.

대다수 생성 AI 기반 서비스, 생성 콘텐츠 양 제한 및 수수료 발목

생성 AI를 기반으로 구축된 대부분의 서비스에는 매달 생성되는 콘텐츠 양에 대한 빈틈없는 제한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수수료는 기업에 추가(부가)될 수 있으며 작업 자동화를 원하는 사람들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오픈AI조차도 자사의 리소스에도 불구하고 현재 로드에 따라 돈내는 챗GPT 사용자의 사용 상한 용량을 제한한다. 현재 3시간마다 GPT-4 쿼리 수가 25개로 제한된다. 그것은 업무를 위해 챗GPT에 의존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문제다.

개발자들, 훌륭한 UI 설계 문제에 직면

AI 기반 도구의 개발자들은 또한 컴퓨터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과제인 좋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설계 문제에 직면해 있다.

많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강력한 LLM은 비길 데 없는 도구가 돼야 하지만,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에는 도구의 작업 수행 능력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앞서의 오그멘트닷씨오 AI 책임자 매튜 커크는 사용자들이 챗GPT에 접근할 수는 있지만 이들이 AI와 상호 작용하는 개방성이 (오히려)사용자를 압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즉 특정 작업에 집중해야 할 때 채팅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의 홍수가 오히려 이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나는 도구를 완전히 개방된 상태로 두는 것이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더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고 설명한다.

커크는 “그것을 무한한 문이 있는 방처럼 생각하라. 대부분의 인간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한 채 거기에 서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사용자에게 제시할 최적의 문을 결정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지적한다.

힐러리 메이슨 히든도어 CEO도 비슷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는 “GPT-3보다 챗GPT가 주로 사용자경험 개선이었던 것처럼, 우리는 제품에 AI 모델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는 UI 은유를 이제 막 발명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은행·보험·의료에선 AI 활용 위한 훈련 자체가 업무가 된다

AI를 활용하기 위해 훈련시키는 것도 기업에게는 또다른 부담이 된다. 그림은 보안 및 개인 AI 분야에서 데이터, 알고리즘, 액터 및 기술 간의 관계 및 상호 작용에 대한 개요. (사진=네이처)

AI모델에서 환각(hallucinnation)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문제는 이미 논란을 일으켰고 민감하고 중요한 작업을 위한 AI 도구 구축 노력을 위협한다. LLM은 독특한 텍스트를 생성하고, 농담을 나누고, 상상 속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엮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LLM의 이러한 특전은 종종 존재하지 않는 출처나 잘못된 진술을 사실로 제시하기 때문에 정밀도와 정확도가 중요한 임무를 수행할 때엔 장애물이 된다.

더글러스 킴 MIT 펠로우는 “일부 엄격하게 규제되는 산업 분야(은행, 보험, 의료) 기업에서 특정 기능을 매우 엄격한 데이터 개인 정보 보호·차별을 방지하는 기타 규제 요구 사항과 조화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규제 산업 분야에서는 AI가 학교 신문을 작성할 때 통과할 수 있는 실수를 하도록 만들게 놔 둘 수 없다”고 지적한다.

기업들은 AI 툴 사용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이러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AI 안전 및 연구 회사인 앤트로픽은 최근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고품질 프롬프트 또는 프롬프트 체인의 라이브러리 구축’을 책임지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및 사서를 구하는 구인 광고로 언론에서 화제가 됐다. 이 광고는 “연봉이요? 17만 5000~33만 5000 달러(2억 2,900만~4억 3800만원)입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물론 AI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전문 지식과 AI가 약속하는 효율성 사이의 마찰을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AI를 이용해 업무를 강화하는 것은 가치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확실히 컴퓨팅 혁명에 해당한다.

결론적으로 창고 주문품 처리 일자리를 포함한 모든 일자리가 자동화되기까지에는 우리의 생각보다는 좀더 걸리며, AI 혁명은 지금 당장에도 전개되고 있고,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에도 전개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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