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마이데이터]③ 돈(금융)이 마이데이터의 전부는 아니다

오픈뱅킹 이후, 금융 실사용자 입장에서 마이데이터 시대는 이미 열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9년 10월 시작된 오픈뱅킹은 각각의 금융 서비스 앱을 모두 설치할 필요 없이 하나의 앱만으로 연동된 모든 계좌의 보유 자금을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오픈뱅킹 이전까지는 은행에 따라 별도로 인증 절차를 진행하는 번거로움이 컸지만, 오픈뱅킹 도입으로 자신의 계좌가 있는 금융기관이나 오픈뱅킹에 참여하는 핀테크 기업과 연동돼 소비자의 금융 서비스를 대폭 간소화됐다.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마이데이터 사업 역시 시행 후에도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전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소비자의 디지털 금융 주 활용 목적이 오픈뱅킹으로도 충분히 달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중 모바일 뱅킹을 포함한 인터넷 뱅킹 이용 건수 중 조회 및 자금 이체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99%다.

그렇기 때문에 마이데이터 산업은 금융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더욱 큰 임팩트를 낼 수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의료, 공공, 유통, 부동산, 생활 관리 등 다양한 분야가 마이데이터 잠재력을 숨기고 있다.

의료·공공·소상공인...다양한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진행 중

현재 의료, 공공, 소상공인 등 다양한 마이데이터 사업이 실증 서비스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다.

먼저 의료 분야를 살펴보면, 강남세브란스 병원은 건강 검진 데이터를 환자가 직접 내려받아 푸드 테크 기업에 보내 건강 관리까지 받을 수 있는 건강 관리 플랫폼을, 소프트웨어 기업 브이티더블유는 응급 상황에 대비한 개인건강지갑 서비스를 개발했다. 엔디에스(농심데이터시스템)는 환자가 자신의 검진 정보를 받아 제3기관에 보내 유전자 검사, 장내 미생물 검사 등까지 손쉽게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정보는 분산원장증명(DID) 기반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된다.

공공 분야에서는 다음소프트와 세종시가 상 · 하수도, 전력, 가스 등 가구별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마이데이터로 적용해, 사용자가 해당 데이터를 관련 사업자에게 보내 시간대 별 사용량 모니터링, 누진제 적용 시작 구간 알람 등 에너지 절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구축했다.

서울시도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한다. 서울시는 공공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해 재난 알림 서비스와 재난 시 안전 대비 경로를 추천하는 마이데이터 활용 서비스를 구축했다. 또 데이터얼라이언스는 개인이 가진 대중교통 이용 내역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통해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찾아 최적 교통수단을 재배치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더불어 소상공인을 위한 마이데이터 사업도 다양한 기업에서 추진되고 있다.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제공하는 한국신용데이터는 캐시노트를 통해 확보한 가맹점 데이터와 매장 내 포스(POS) 데이터를 마이데이터에 활용, 이를 기반으로 쿠폰 등 가맹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관리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한국기업데이터는 바쁜 소상공인을 위한 문서·자금 플랫폼 서비스 캐롯(KARROT)을 출시했다. 캐롯은 서류전자지갑으로, 사업자등록증명, 표준재무제표, 주민등록등·초본, 소득금액증명, 납세증명 등 등 소상공인이 사업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온라인으로 손쉽게 전송할 수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마이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기반 상가 부동산 가치 정보 거래 플랫폼 마이소신(My小信)을 개발했다. 마이소신은 소상공인의 마이데이터라 할 수 있는 월 매출액, 임대로 등의 정보를 관리하고 이에 대한 전송 권한을 소상공인에게 제공해 점포 거래 거래, 부동산 적정성 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제3기업과 연계 지원한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쓸 수 있는 혜택을 강조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마이데이터 활용 사례

각 분야에서 마이데이터 활용 서비스가 활발하게 개발되면서 원활한 마이데이터의 전송과 수신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역시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마이데이터 정책이 시행된 미국 사례를 보면 마이데이터 보유자가 자신의 데이터에 접근해 이를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에 전달하는 방법을 전망할 수 있다.

미국은 2011년부터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개인정보 공유를 통해 관련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스마트공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으로 하여금 자유롭게 정부가 가진 기관의 정보에 접근을 허용함으로써, 자신의 마이데이터를 제3기업이나 서비스에 전송할 수 있도록 구축한 것. 정부는 민간과 협력해 해당 정보를 마이데이터 보유자에게 제공하는 동시에, 민간 역시 보유 정보를 연계함으로써 소비자에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불어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위해 의료 분야는 블루 버튼, 에너지 분야는 그린 버튼, 교육 분야는 마이스튜던트 버튼으로 구분해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도록 구축했다.

출처: 한국데이터진흥원

마이데이터를 위한 시스템 구축 비즈니스 증가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증가와 함께, 이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비즈니스도 늘고 있다.

특히 마이데이터는 표준화된 API 규격을 통해 데이터가 이동하고 또 사용자의 정보가 전송되기 때문에 정보의 비식별화를 거친다는 점에서, 이와 유사한 금융권 시스템 구축 경험이 풍부한 SI 업계가 강점을 가진다. 더불어 기존의 빅데이터 관리 솔루션을 커스터마이징하면 활용할 수 있어 향후 마이데이터 산업으로부터 파생되는 비즈니스에서 유리한 지점을 차지할 수 있다.

LG CNS는 자사의 인프라를 이용하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마이데이터 테스트 얼라이언스(MTA)’ 결성을 추진 중이다. 데이터의 단순 유통을 넘어, 전송과 활용 방식에까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측면을 고려해 미리 각 기업 사이에 마이데이터가 원활하게 전송될 수 있는지 확인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LG CNS는 우리은행의 마이데이터 전용플랫폼 구축사업과 신한은행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향후 금융권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까지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주) C&C도 NH농협은행의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을 수주하면서 관련 비즈니스 기반 쌓기에 나섰다.

SI업계 1위는 삼성SDS는 자회사인 에스코어로 마이데이터 시장을 공략 중이다. 민간 첫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이기도 삼성SDS는 금융권에 국한하지 않고 신사업 측면에서 접근한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에스코어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클라우드 환경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플랫폼 'iMDP(intelligent MyData Platform)'를 출시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방대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전송하기 위해 금융보안원에서 정의한 마이데이터 기술 가이드라인의 표준 API 규격과 본인 인증 플랫폼이 필요하다. 에스코어 플랫폼은 이를 IaaS와 PaaS 클라우드, SI구축 방식으로 모두 지원한다.

에스코어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검토·희망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이니 만큼 외부 문의도 많이 받고 있다"며, "마이데이터 비즈니스 컨설팅 서비스와 마이데이터 수집•적재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컨설팅부터 시스템 설계, 플랫폼 구현 및 운영까지 토탈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계획"이라 덧붙였다.

석대건 기자

daegeon@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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