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테스트, 어떤 질문이 필요할까?

일 잘하는 사람은 질문을 잘한다

'일 잘하는 사람은 질문을 잘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여기서 질문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는 좋은 질문을 한다는 것에 가깝다. 좋은 답을 얻기 위해선 좋은 질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든 서비스가 정말로 도움이 되는지,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알아낼 수 있도록 질문을 해야 한다.

01 편의성 : 어떤 불편함이 있었는가?

MVP에서는 프러덕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MVP는 시장이 필요로 하는 최소 단위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필연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이 부족한 부분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거기에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

헬스장이 아닌, 집에서 코치와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경험에서 불편함은 없었는지, 환경을 세팅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전반적으로 진행하는 데 있어서 버벅 거리는 부분은 없었는지 등을 알아내야 한다.

[질문 예시]

1. 4회에 걸쳐 원격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셨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2. 링크를 전달받고 체험에 참여하는 전반적인 과정에서 불편함은 없으셨나요?
3. 매 회 차, 운동 환경을 세팅한 경험은 어떠셨나요?

02 사용성 : 각 기능은 제대로 동작했는가?

MVP는 유저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하기 위한 Minimum 버전의 요소들로 구성되어있다. 이가 없어서 잇몸으로 때워놓은 기능들이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각 기능 간의 상관관계를 설계해둔 내용이 있다면, 그 부분을 놓치지 않는 선에서 각 기능이 제대로 동작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질문 예시]

1. A 화면에 표시된 내용이 어떤 도움이 되셨나요?
2. A 화면에 표시된 내용 중에 보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나요?
3. 코치에게 B를 코칭받고 C 프로그램으로 혼자 운동해본 경험은 어떠셨나요?

03 효용감 : 문제를 해결해줄 것 같나요?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세웠던 세부 목표들이 있을 것이다. '살 빼고 싶다'는 대장(Captain)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세웠던 작은 목표들이 제대로 충족되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유저 데이터를 통해서 살 빼기 위해 A, B, C의 요소가 필요하다는 가설이 정해졌으면 프로토타입에서 유저가 A, B, C를 만족했는지 질문해야 한다. 이 부분이 추후에 A-ha! point가 될 수 있는 중요한 힌트로 작용하게 된다. 순서는 대장 목표를 먼저 물어보고 A, B, C의 세부 목표들을 충족했는지 물어보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질문 예시]

1.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살 빠지고 예뻐질 수 있을 것(be the captain) 같은가요?
2. 이 서비스를 이용하니, 정확한 자세로 운동(A)할 수 있었나요?
3. 이 서비스를 이용하니, 개인 맞춤 프로그램(B)으로 운동한 것 같나요?
4. 이 서비스를 이용하니, 운동 중에 몰입(C)이 제대로 되었나요?

부가적으로 이런 질문을 더 해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유사 서비스 경험'을 물어 경쟁사 대비 우리가 부족하거나, 혹은 강점을 갖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또는 '이다음 단계에서 어떤 것들이 기대되는지'를 물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보름 동안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지만,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질문은 아래의 세 가지다.

1. 가장 좋았던 요소 한 가지만 꼽자면?

2. 가장 아쉬웠던 요소 한 가지만 꼽자면?

2. 이 서비스가 얼마나 필요하다고 느껴지시나요?

'what's your favorite?'이라는 질문을 좋아한다. 원초적인 질문이지만, 각 잡고 오가던 질답 사이에서 어깨에 힘을 빼고 가볍게 대화하기에 좋은 질문이다. 우리는 유저의 입을 통해 A 혹은 B라는 답을 듣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만약 내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어봤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이라고 했을 것이다." 헨리 포드의 말이다.

유저가 이야기한 것들을 토대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우리가 만든 MVP를 검증하기 위한 질문도 중요하지만, 유저가 이 시장의 플레이어들에게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일은 더더욱 중요하다. 우리가 검증하는 MVP는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한 가지를 찾는 일은 우리의 존재 이유를 찾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본 글의 원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두부언니

mm2@kakao.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가볍게 훑어보는 엔비디아 히스토리 ①리바TNT부터 지포스256까지 GPU의 시작

요즘 가장 뜨거운 기업은 엔비디아죠. 엔비디아는 왜 유명해졌고,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또 지금 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 되었는지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끝내지 못한 일때문에 괴롭다면?

끝내지 못한 일이 이들을 심리적으로 긴장하게 하고, 그 일에 미련을 갖게 해 더 오래 기억한 건데요. 이걸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합니다.

이제는 AGI를 준비해야 할 시기

이제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범용 인공지능을 언급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어요. 여러 분야에 두루 쓰이는 인공지능이라면 인공지능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잘 맞춰줄 수 있지 않을까요?

쿠팡은 와우 멤버십 가격을 왜 올린 걸까요?

작년 연말 기준으로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약 1,400만 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1년 말 무려 70%나 와우 멤버십 가격을 올렸을 때도, 회원 수가 줄기는커녕 더욱 늘어났는데요. 다만 이제는 현재 수준의 혜택으로 이 이상 멤버십 회원 수를 키우는 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결국 수익 확대의 길을 택하게 된 것일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