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철수' 결정...26년만에 뒤안길로

LG전자가 스마트폰(모바일) 사업을 종료한다. 사업 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추진했지만 3700여명의 MC사업본부(모바일 사업부) 인력, 누적적자 5조원, 1%대의 시장점유율 등의 상황을 고려한 최종 결정이다. 

5일 이사회를 연 LG전자는 MC사업본부의 모바일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MC사업본부의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한다는 '영업정지'를 공시했다.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면밀하게 검토해왔고, 7월 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영업정지 사유는 그 동안 업계에서 예상했던 내용으로 "사업 경쟁 심화 및 지속적인 사업부진"이라고 밝혔다. 이후 "내부 자원 효율화를 통해 핵심 사업으로의 역량을 집중하고 사업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한다. 이를 위해 해당 직원들의 직무역량과 LG전자 타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배치할 계획이다.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들이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 되는 가운데 LG전자는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

 미래를 위한 핵심 모바일 기술 등 연구개발 지속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철수하고 집중하게 될 핵심 사업은 자동차 전장 사업과 미래 가전 등이다. 

LG전자는 6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은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에 CTO부문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한다.

특히 LG전자는 2025년경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은 물론 사람, 사물, 공간 등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AIoE: Ambient IoE) 시대를 대비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사업 다각화와 자동차 부품 등 미래 성장동력 강화

LG전자는 질적 성장에 기반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의 빠른 확대로 사업의 기본 체질도 개선한다. 특히 다가오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7월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고, 지난 2018년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한바 있다.

LG전자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가전, TV 등 기존 사업은 고객 니즈와 미래 트렌드에 기반한 플랫폼, 서비스, 솔루션 방식의 사업으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고객 접점 플랫폼인 LG 씽큐(LG ThinQ) 앱, 가전관리 서비스인 LG 케어솔루션,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집약해 고객에게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솔루션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새롭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시도한다.

신사업의 경우 사내벤처, CIC(Company in Company: 사내회사) 등 혁신적인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적극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1995년부터 26년 휴대폰 사업...역사의 뒤안길로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은 지난 1995년 LG정보통신에서 시작했다. 피처폰에서 강세를 보여 한때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초기 대응 실패로 2015년 2분기부터 2020년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누적 적자 규모는 5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에 대한 전체적인 내용은, 테크42의 이전 기사 <늘 2% 부족했던 LG스마트폰...'LG롤러블' 불운의 아이콘되나?>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LG전자는 올해 1월,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사업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베트남 빈그룹, 독일 폭스바겐 등과 매각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불발됐다.

LG폰 사후 서비스 지속

LG전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등 거래선과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는 휴대폰을 생산한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종료 이후에도 구매 고객 및 기존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AS)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종료에 따른 거래선과 협력사의 손실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보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간다는 계획이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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